주식회사 나비 공유가치창출 디자인 연구소장으로 CSV (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를 바탕으로 커뮤니티기반 발달장애아동청소년 성장지원활동을 하고 있으며, 춘천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공유하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연결하는 네트워킹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았다.
- 인터뷰이 : 김윤정 (공유가치창출 디자인 연구소장)
- 인터뷰어 : 박운정
- 일시 : 2018년 10월 11일
- 장소 : 담작은도서관
*춘천 이야기캠프 중 환하게 웃고 있는 김윤정 소장(맨 오른쪽 끝)
인터뷰 제안을 받고 어떠셨어요?
저는 사실 스스로를 공익 활동가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어요. 이번에 저를 활동가로 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주로 하던 일이 교육이었고 앞으로 할 일도 교육이어서 시민교육이나 협동조합 교육을 하고 있으니 교육자라고 생각했지요. 한편으로는 반가웠고요. 지역의 시민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필요했거든요.
춘천에서는 언제부터 활동하셨어요?
춘천이 고향이예요. 대학시절부터 직장생활, 결혼을 서울에서 하고, 다시 춘천에 돌아온 것은 10년 정도 되었어요. 본격적으로 지역 활동을 한지는 약 5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지역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처음 계기는 춘천에서 방사능에 대한 이슈가 있었어요. 생협에서 진행했던 생활방사능 강의를 통해 “방사능생활감시단” 시민모임이 꾸려지고 처음 간 곳에서 서기로 참여하다가 지금은 2년째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 문제가 공동의 문제일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처음 체감한 것이 그때였어요. 저희 아이가 어릴 때부터 방사능 치료를 많이 받았는데 방사능 후유증도 앓아서 늘 그게 마음에 걸렸던 터였어요. 일상생활에서 익숙하지 않았던 방사능에 대한 공포심을 느끼고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요. 무엇에 매력을 느끼셨나요?
사람들이 좋아서 만나기 시작하다 정기적으로 만나 작은 일을 실천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가 배워가면서 성장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활동을 계기로 춘천의 시민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활동의 가치 등을 가장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본격적인 활동은 5년 전부터 협동조합 교육과 나눔을 통해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움직이다보니 자연스레 시민모임 등으로도 연결이 되었어요. 보이지 않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 알고 나니 보이고, 할 것들이 생기고 가야 될 길이 보였던 거 같아요.
현재의 지역에서 하시는 활동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현재 사회적경제쪽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창업하면서 둔 목표는 경제활동을 통해서 사회의 필요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고, 한편으로는 해결 능력은 없지만 욕구가 있는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거버넌스 필요-장애문제의 경우 개인의 문제, 공공의 문제와 각자의 역할도 있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마음을 모으는 것이 거버넌스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할까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시민활동을 할 수는 없어요.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하죠. 시간으로, 돈으로, 봉사로 하는, 다른 자원들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하죠.
주식회사 나비 라는 회사도 설립하셨다는데 어떤 목표나 이유로 만드셨나요?
그간의 생각들을 다듬어 기업이름을 “나비”라고 지었어요. 한글로 “나” 영어로 BE, 존재가 된다. 자기 스스로가 나를 발견하고 서로에게 존재가 되어 주는 삶이 되자는 뜻으로 나와 사회가 공존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지었어요. 그러면서 발견한 것 중에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은 세상과 함께 살기 원하지만 본인들은 사회와 단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아이들이 어떻게 섞여야 할지 어디에 누구와 함께 할 수 있을지 모르는 문제가 보였어요. 그래서 더욱 제도나 공공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 되는 거구요.
그래서 부모님들의 자조 모임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드리면서 심리적인 안정감과 관계 맺기를 돕고 있어요. 심리발달센터에서 다양한 치료 뿐 아니라 아이들의 통합적인 지원으로 정서안정, 학습, 운동 등을 기본서비스로 제공하고 이것을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일을 하면서 사회적인 공유가치를 확산하고 있어요. 이렇게 활동하다 보니 주변에서 그 뜻에 공감하시면서 정기 후원을 하시거나 카페에 소품 제작해 선물해 주시는 재능기부 시민도 생기면서 ‘함께’의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카페라는 문턱 낮은 곳으로 지역 어르신들도 오시고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나시고 장애아동들이 상담 받으러 와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도 되구요.
스스로 교육자라고 하셨는데 지역에서 어떤 교육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지역에서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확산하는 것으로 단순 기부나 후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공유와 공존을 위한 내용으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을 준비하시는 곳에 교육, 컨설팅을 하고 있어요.
학교 동아리와 청소년 특강, 체인지 메이커 교육으로 학생, 교사, 활동가들 만나면서 참여자가 주체가 되어 사회문제 해결하고 공유가치 만들어가는 경험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 춘천 이야기캠프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서 공유하고 있다. (김윤정, 사진 가운데 위치)
요즘 춘천 지역사회의 관심있는 이슈는 무엇인가요?
춘천지역에서도 여러가지 해결하지 못한 굵직한 문제들이 있는데 환경사업소의 노동자 문제, 버스운영에 정상화에 대한 문제들이 있어요. 최근에는 버스회사를 시민협동조합으로 만들어서 인수하여 운영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참여시스템에 대한 관심 많아요. 자치단체나 특정영역에서도 그렇고, 실제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누구라도 관심이나 의견이 있다면 참여해서 연결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활동하시면서 어떤 어려움을 느끼세요?
자기와의 갈등이요. 저는 아픈 아이 때문에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내가 재벌처럼 돈을 벌어서 평생 아이를 돌볼 수 없으니, 내가 없을 때도 나를 대신해서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이웃을 많이 만들어야 하겠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청년이 되었을 때도 일할 수 있는 일자리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요. 누구나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연대한다면 좀 더 든든할 것 같아서요.
아이가 3명이다 보니 물리적으로 엄마역할과 집안일도 해야 하고, 머리로는 사업적으로 할 일들이 떠나질 않으니 복잡한 일상이 되기 십상이죠. 그래도 아이들이 엄마의 일을 이해해 주는 것이 고맙고 미안해요.
제가 하는 일은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명분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나? 나만의 고집이 아닐까? 나의 열정이 집착은 아닐까?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도 하면서 달리다 걷다 반복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지역사회 네트워크 활동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소통의 어려움을 느껴요. 대단한 이론이나 기술보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제대로 소통하느냐에 따라 많은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은 문제 해결의 경험, 새로운 사람들이 나타나는 경험을 하는데 우리에게는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가까운 사람들끼리의 소통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돼요.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바빠요. 지역은 다양한 사람들이 일을 많이 나누기 보다는 한사람이 여러가지 활동을 하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계가 있어요. 지역의 변화를 만드는 것은 저변이 넓어지면서 확산되어야 가능한데 앞으로 꾸준히 해결해야 하는 지역사회 활동과제라고 생각해요.
과제로 생각하시는 지역사회가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지금하고 있는 노력은 “내려놓기”예요. 그동안 계속 뭔가 강조하고 가르치면서 힘을 주는 방식이었다면 색깔도 좀 빼보고 힘도 좀 빼면서요. 기존의 방식 속에서 일상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턱이 존재한다고 느끼고 있거든요. 시민활동은 의식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것 같고, 역량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보이고 우리는 흔히 시민교육, 사회적경제 등 용어로 소통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경계를 느끼는 것 같아요.
턱도 더 낮추고 경계도 허물면서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서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당위성보다는 맥락이나 과정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돌봄과 활동에 여념없는 본인 스스로를 위한 돌봄, 자기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시간이 되면 건강을 위해서 수영도 하고, 주로 틈틈이 책을 보구요. 장거리도 대중교통이 되면 차 안가지고 가서 책을 보구요. 저희 카페에서 미술도구 등을 활용해서 자기 표현 등도 하면서 그나마 스트레스도 풀고 있어요.
선생님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사람이죠. 사람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사람들 덕분에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창업하고 카페까지 운영하면서 메인 몸이 되면서 정신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계속 사람들이 ‘좋은 일이다, 잘 될거야' 라며 보내주는 응원과 격려를 받으면서 이 일을 하기 잘했다 생각해요. 이 일을 하면서 발달장애 아이들의 자립이 어려워요 등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발달장애 친구들에 대한 이해와 인식개선이 되어가고 있어요. 제가 혼자서 장애아이를 키울 때는 주변의 시선과 편견으로 상처가 깊고 힘들었는데 이런 문제를 드러내고 지역에서 함께 해결하려고 하니까 돕는 사람들도 많고 무엇보다 성장하고 있는 발달장애 아이들에게서 힘을 받아요.
마지막으로 인터뷰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다시 한번 의도치 않게 활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5년의 시간이 제 인생의 삶의 방향을 전환하게 되어 공익활동이라는 것이 특별하거나 대단한 일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주변이웃들과 관계 맺고 사회적 돌봄의 관점에서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열린마음이 사회적자본이 되는 거죠. 우리가 일상에서 서로를 돌보는 것에 얼마나 관대한가를 돌아보며, 마음을 열고 서로를 믿는 것이 공익활동이 아닐까 생각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사는 지역이 곧 나의 삶의 일으켜주는 배움의 장소로서 그 의미를 더하는 것 같아요.
김윤정은 인터뷰 시작때만해도 스스로가 활동가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한다. 단지 세 아이의 평범한 엄마로의 고민과 욕구로부터 출발한 당사자 활동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것처럼 시민사회가 더 많은 시민들과 소통하고 연결되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생각과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조근조근 자신의 언어로 풀어 놓은 지역 활동 등은 이미 공익활동이며 사회적 가치를 찾아 연결하며,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전히 세아이의 엄마로서 지속가능한 활동에 대한 갈등과 고민은 있지만 자신의 좋은 경험과 함께하는 든든한 사람들의 연대만큼 강력한 동력을 없을 것이다. 이제는 스스럼없이 활동가라 말하는 김윤정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_박운정)
#춘천 #김윤정 #공유가치창출디자인연구소 #강원도 #강원 #장애 #기부 #카페 #박운정
주식회사 나비 공유가치창출 디자인 연구소장으로 CSV (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를 바탕으로 커뮤니티기반 발달장애아동청소년 성장지원활동을 하고 있으며, 춘천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공유하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연결하는 네트워킹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았다.
*춘천 이야기캠프 중 환하게 웃고 있는 김윤정 소장(맨 오른쪽 끝)
인터뷰 제안을 받고 어떠셨어요?
저는 사실 스스로를 공익 활동가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어요. 이번에 저를 활동가로 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주로 하던 일이 교육이었고 앞으로 할 일도 교육이어서 시민교육이나 협동조합 교육을 하고 있으니 교육자라고 생각했지요. 한편으로는 반가웠고요. 지역의 시민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필요했거든요.
춘천에서는 언제부터 활동하셨어요?
춘천이 고향이예요. 대학시절부터 직장생활, 결혼을 서울에서 하고, 다시 춘천에 돌아온 것은 10년 정도 되었어요. 본격적으로 지역 활동을 한지는 약 5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지역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처음 계기는 춘천에서 방사능에 대한 이슈가 있었어요. 생협에서 진행했던 생활방사능 강의를 통해 “방사능생활감시단” 시민모임이 꾸려지고 처음 간 곳에서 서기로 참여하다가 지금은 2년째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 문제가 공동의 문제일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처음 체감한 것이 그때였어요. 저희 아이가 어릴 때부터 방사능 치료를 많이 받았는데 방사능 후유증도 앓아서 늘 그게 마음에 걸렸던 터였어요. 일상생활에서 익숙하지 않았던 방사능에 대한 공포심을 느끼고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요. 무엇에 매력을 느끼셨나요?
사람들이 좋아서 만나기 시작하다 정기적으로 만나 작은 일을 실천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가 배워가면서 성장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활동을 계기로 춘천의 시민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활동의 가치 등을 가장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본격적인 활동은 5년 전부터 협동조합 교육과 나눔을 통해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움직이다보니 자연스레 시민모임 등으로도 연결이 되었어요. 보이지 않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 알고 나니 보이고, 할 것들이 생기고 가야 될 길이 보였던 거 같아요.
현재의 지역에서 하시는 활동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현재 사회적경제쪽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창업하면서 둔 목표는 경제활동을 통해서 사회의 필요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고, 한편으로는 해결 능력은 없지만 욕구가 있는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거버넌스 필요-장애문제의 경우 개인의 문제, 공공의 문제와 각자의 역할도 있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마음을 모으는 것이 거버넌스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할까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시민활동을 할 수는 없어요.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하죠. 시간으로, 돈으로, 봉사로 하는, 다른 자원들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하죠.
주식회사 나비 라는 회사도 설립하셨다는데 어떤 목표나 이유로 만드셨나요?
그간의 생각들을 다듬어 기업이름을 “나비”라고 지었어요. 한글로 “나” 영어로 BE, 존재가 된다. 자기 스스로가 나를 발견하고 서로에게 존재가 되어 주는 삶이 되자는 뜻으로 나와 사회가 공존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지었어요. 그러면서 발견한 것 중에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은 세상과 함께 살기 원하지만 본인들은 사회와 단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아이들이 어떻게 섞여야 할지 어디에 누구와 함께 할 수 있을지 모르는 문제가 보였어요. 그래서 더욱 제도나 공공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 되는 거구요.
그래서 부모님들의 자조 모임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드리면서 심리적인 안정감과 관계 맺기를 돕고 있어요. 심리발달센터에서 다양한 치료 뿐 아니라 아이들의 통합적인 지원으로 정서안정, 학습, 운동 등을 기본서비스로 제공하고 이것을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일을 하면서 사회적인 공유가치를 확산하고 있어요. 이렇게 활동하다 보니 주변에서 그 뜻에 공감하시면서 정기 후원을 하시거나 카페에 소품 제작해 선물해 주시는 재능기부 시민도 생기면서 ‘함께’의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카페라는 문턱 낮은 곳으로 지역 어르신들도 오시고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나시고 장애아동들이 상담 받으러 와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도 되구요.
스스로 교육자라고 하셨는데 지역에서 어떤 교육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지역에서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확산하는 것으로 단순 기부나 후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공유와 공존을 위한 내용으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을 준비하시는 곳에 교육, 컨설팅을 하고 있어요.
학교 동아리와 청소년 특강, 체인지 메이커 교육으로 학생, 교사, 활동가들 만나면서 참여자가 주체가 되어 사회문제 해결하고 공유가치 만들어가는 경험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 춘천 이야기캠프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서 공유하고 있다. (김윤정, 사진 가운데 위치)
요즘 춘천 지역사회의 관심있는 이슈는 무엇인가요?
춘천지역에서도 여러가지 해결하지 못한 굵직한 문제들이 있는데 환경사업소의 노동자 문제, 버스운영에 정상화에 대한 문제들이 있어요. 최근에는 버스회사를 시민협동조합으로 만들어서 인수하여 운영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참여시스템에 대한 관심 많아요. 자치단체나 특정영역에서도 그렇고, 실제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누구라도 관심이나 의견이 있다면 참여해서 연결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활동하시면서 어떤 어려움을 느끼세요?
자기와의 갈등이요. 저는 아픈 아이 때문에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내가 재벌처럼 돈을 벌어서 평생 아이를 돌볼 수 없으니, 내가 없을 때도 나를 대신해서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이웃을 많이 만들어야 하겠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청년이 되었을 때도 일할 수 있는 일자리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요. 누구나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연대한다면 좀 더 든든할 것 같아서요.
아이가 3명이다 보니 물리적으로 엄마역할과 집안일도 해야 하고, 머리로는 사업적으로 할 일들이 떠나질 않으니 복잡한 일상이 되기 십상이죠. 그래도 아이들이 엄마의 일을 이해해 주는 것이 고맙고 미안해요.
제가 하는 일은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명분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나? 나만의 고집이 아닐까? 나의 열정이 집착은 아닐까?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도 하면서 달리다 걷다 반복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지역사회 네트워크 활동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소통의 어려움을 느껴요. 대단한 이론이나 기술보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제대로 소통하느냐에 따라 많은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은 문제 해결의 경험, 새로운 사람들이 나타나는 경험을 하는데 우리에게는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가까운 사람들끼리의 소통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돼요.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바빠요. 지역은 다양한 사람들이 일을 많이 나누기 보다는 한사람이 여러가지 활동을 하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계가 있어요. 지역의 변화를 만드는 것은 저변이 넓어지면서 확산되어야 가능한데 앞으로 꾸준히 해결해야 하는 지역사회 활동과제라고 생각해요.
과제로 생각하시는 지역사회가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지금하고 있는 노력은 “내려놓기”예요. 그동안 계속 뭔가 강조하고 가르치면서 힘을 주는 방식이었다면 색깔도 좀 빼보고 힘도 좀 빼면서요. 기존의 방식 속에서 일상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턱이 존재한다고 느끼고 있거든요. 시민활동은 의식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것 같고, 역량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보이고 우리는 흔히 시민교육, 사회적경제 등 용어로 소통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경계를 느끼는 것 같아요.
턱도 더 낮추고 경계도 허물면서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서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당위성보다는 맥락이나 과정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돌봄과 활동에 여념없는 본인 스스로를 위한 돌봄, 자기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시간이 되면 건강을 위해서 수영도 하고, 주로 틈틈이 책을 보구요. 장거리도 대중교통이 되면 차 안가지고 가서 책을 보구요. 저희 카페에서 미술도구 등을 활용해서 자기 표현 등도 하면서 그나마 스트레스도 풀고 있어요.
선생님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사람이죠. 사람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사람들 덕분에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창업하고 카페까지 운영하면서 메인 몸이 되면서 정신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계속 사람들이 ‘좋은 일이다, 잘 될거야' 라며 보내주는 응원과 격려를 받으면서 이 일을 하기 잘했다 생각해요. 이 일을 하면서 발달장애 아이들의 자립이 어려워요 등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발달장애 친구들에 대한 이해와 인식개선이 되어가고 있어요. 제가 혼자서 장애아이를 키울 때는 주변의 시선과 편견으로 상처가 깊고 힘들었는데 이런 문제를 드러내고 지역에서 함께 해결하려고 하니까 돕는 사람들도 많고 무엇보다 성장하고 있는 발달장애 아이들에게서 힘을 받아요.
마지막으로 인터뷰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다시 한번 의도치 않게 활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5년의 시간이 제 인생의 삶의 방향을 전환하게 되어 공익활동이라는 것이 특별하거나 대단한 일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주변이웃들과 관계 맺고 사회적 돌봄의 관점에서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열린마음이 사회적자본이 되는 거죠. 우리가 일상에서 서로를 돌보는 것에 얼마나 관대한가를 돌아보며, 마음을 열고 서로를 믿는 것이 공익활동이 아닐까 생각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사는 지역이 곧 나의 삶의 일으켜주는 배움의 장소로서 그 의미를 더하는 것 같아요.
김윤정은 인터뷰 시작때만해도 스스로가 활동가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한다. 단지 세 아이의 평범한 엄마로의 고민과 욕구로부터 출발한 당사자 활동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것처럼 시민사회가 더 많은 시민들과 소통하고 연결되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생각과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조근조근 자신의 언어로 풀어 놓은 지역 활동 등은 이미 공익활동이며 사회적 가치를 찾아 연결하며,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전히 세아이의 엄마로서 지속가능한 활동에 대한 갈등과 고민은 있지만 자신의 좋은 경험과 함께하는 든든한 사람들의 연대만큼 강력한 동력을 없을 것이다. 이제는 스스럼없이 활동가라 말하는 김윤정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_박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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