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활동가인터뷰] 23년차 활동가의 낯설지만 당찬 비전 - 민찬

공부하고 책 읽는 인고 시간(?)과 더불어 모여 앉아 이야기하고 술 한잔 기울이는 시간이 쌓여야 변화가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눈을 마주하고 함께 갈 방향을 치열히게 토론하는 사람이 있어야 변화는 지속될 수 있습니다. 가끔은 나에게 그 시간과 사람이 있는가 주위를 둘러보게 됩니다. 활동 연차가 20년이 넘어선 사람들은 일정하게 조직을 책임지고 조직과 지역사회가 기대하는 역할을 해내야하는 숙명(?)이 있습니다. 그런 일을 하다보면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일은 후배들의 몫이라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활동을 시작한지 23년차 활동가가 들려주는 새로운 조직은 만들어내고 그 조직을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를 만들겠다는 당찬 (23년차와 당찬이라는 표현이 정말 낯선 조합입니다^^) 비전이 낯설지만 즐거웠습니다. 

 

  • 인터뷰이 : 민찬 / 익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 인터뷰어 : 박운정(더이음 운영위원), 이주희(더이음 운영위원) 
  • 일시 : 2018년 5월 30일
  • 장소 : 익산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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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처음 저희 인터뷰 요청 받으시고 어떠셨어요?

섭외를 받고 사전 질문지를 받고서는 ‘나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일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익산 전반을 조망할 수 있는 오래된 활동가들이 와야 하는 자리일 것 같았고 내가 갈 자리가 아닌 것 같았어요. 미리 받아 본 질문들도 평상시 내가 깊게 고민하지 못했고 누구하고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공익이라는 말을 사용하던데 나 스스로 지금 하는 일이 임금 노동자로써의 직업이지 공익활동가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그동안 거쳐 왔던 직업(직장)을 보니 공익적인 활동을 많이 한 곳이었던 것 같기는 합니다.

 

어떤 사람이 활동가라고 생각하세요? 본인 활동가라고 생각하세요?

요즘은 활동가라고 지칭 되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기존 활동가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무겁고 희생적인 거 같아서 그런 거 같아요. 가볍게 활동하고 싶지 묶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반영되는 상황이죠. 주어진 역할에 헌신적인 노력을 하는 활동가. 오래전부터 조직적으로 묶인 사람만 지칭하게 되었으니까. 그런 면에서 활동가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좀 더 낳은 사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을 활동가라 칭한다면 저 역시 활동가로 불려지는게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 동안에 활동 경험이 궁금해요.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96년에 익산으로 와서 중소규모의 공장에서 용접일을 했습니다. 97년 7월에 노동조합을 만들어 냈고 지금도 잘 운영되어지고 있습니다. 그 뒤에는 실업극복익산운동본부에서 잠시 일하고 곧바로 건설일용노동조합을 조직해서 활동했습니다.

2003년 우연한 기회에 협동조합을 알게 되었고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서 꽤 긴 시간 근무했습니다. 임금노동자 즉 직원이었지만 그 당시는 초창기라 희생과 헌신성을 가진 직원활동가들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2017년 현재 의료사협을 준비하는 활동가들을 만나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지역에서 활동을 고민하는 계획했던 시점과 잘 맞아서 의료사협일을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활동가로서 요즘 가장 큰 어려움이 있다면? 특히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은?

직업 활동가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역을 보니 한사람이 이일저일 몇가지 일들을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떠한 일을 도모하려 모이기는 하지만 이일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일부 몇 사람들에게 무거운 책임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즉 활동가들이 배출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고 또 활동가들의 경제활동을 담보하지 못하는 것도 어려움인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협동조합 조직을 만들어내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성과물로 만들어지기를 너무 빠르게 요청합니다. 페이퍼가 중요한게 아니고 가치와 사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게 과정, 과정을 탄탄하게 만들어져야 하는데 너무 쉽게 말하고 또 기관, 관에서 쉽게 홍보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지역에 많은 협동조합이 있는데 정작 활동과 사업을 제대로 하는 협동조합이 2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지원 조직의 역할이 중요한데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힘, 활동의 동력은?

의료사협은 준비하면서 자랑할만한 일이 있습니다. 조직하는 과정에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익산의료사협을 준비하는 초기에 조합원들이 출자금이 아닌 활동기금을 일천만원이상 모았습니다. 그 자금으로 오늘까지 활동해왔는데... 이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결국 이것은 그만큼 지역 시민이 의료사협을 크게 요구하고 있고 그 의지 또한 크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활동가는 시민의 요구가 있을 때, 또 시민이 함께 할때가 가장 힘이 나는 것처럼 현재 의료사협에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조합원의 의지와 요구입니다.

의료사협을 벗어나 나를 움직이는 힘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 힘이 필요한곳이 있을 때 가장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익산 지역 사회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지역에 많은 협동조합중에서 20%정도만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자기만 생각하는 것 보다는 지역에서 튼튼하게 자리 잡은 협동조합들이 신생 협동조합을 인큐베이팅 하는 역할도 하고 협동조합끼리 좀 더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지역의 생태계를 넓혀갔으면 합니다. 이런 활동을 지역 협동조합협의회을 통해서 이뤄졌으면 합니다. 실질적인 지역활동가들이 현장에서 함께 부대끼며 과정을 탄탄히 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지원조직의 활동가로 채워졌으면 합니다.

 

활동가로서 다음 꿈은 무엇입니까?

당장은 의료사협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을 준비하는것이라 생각합니다. 설립인가에서 법인등록, 의료사업소 개원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 의료+돌봄 통합케어 시스템 구축,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일들까지를 제대로 작동될 수 있게끔하는 일입니다

 

오늘 인터뷰 어떠셨어요?

이런 이야기를 해본 기회가 없어요. 제가 익산에서 활동을 하는데 익산 소식을 여기서 더 많이 들어서 저에게도 문제가 있던 거 같아요. 연대라는 것이 조직이 만들어진 후에 조직과 조직의 만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만들기 전에라도 만나고 고민을 나누고 했어야했는데 못해서 안타깝네요. 이런 자리를 통해 더 자주 만나고 소통하고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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