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인터뷰] 통영 바다를 닮은 활동가, 최광수


통영은 다도해 부근에 있는 조촐한 어항(漁港)이다. 부산과 여수 사이를 내왕하는 항로의 중간지점으로서 그 고장의 젊은이들은 '조선의 나폴리'라 한다. 그러니만큼 바닷빛은 맑고 푸르다. 남해안 일대에 있어서 남해도와 쌍벽인 큰 섬 거제도가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현해탄의 거센 파도가 우회하므로 항만은 잔잔하고 사철은 온화하여 매우 살기 좋은 곳이다. 

_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중에서 

 

누구나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닮는다. 말투와 억양으로 쉽게 알 수 있다.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상대가 살고 있는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이번 대화가 그랬다. 통영의 드넓고 푸른 파다가 온화하게 펼쳐졌다. 최광수 박사는 전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해양환경공학과 교수이자 통영, 거제, 고성을 아우르는 지역신문인 '한산신문'에 통영을 주제로 매주 1편의 글을 기고한다. 현재 통영에서 '통영시민학교'를 열어 지속가능한 사회, 삶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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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깔때기는 통영 

 

통영에 애정이 많으신 것 같아요. 한산신문에 연재하는 '최광수의 통영이야기'가 200편을 훌쩍 넘더라고요. 

"통영 사람들도 놀라요. 자기도 모르는 이야기를 제가 쓴다고요. 저는 원래 이곳 사람이 아니에요. 외지 사람들이 더 돌아다니니까 잘 아는 것도 있어요. 이것저것 궁금해서 발품 팔며 다녔어요."

 

한산신문에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통영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요. 친구들이 통영에 놀러 오면 그동안 주워 들었던 얘기를 들려주곤 했죠. 다들 재미있어하더라고요. 나중에 꼼꼼히 확인해보니 근거 없는 ‘카더라’ 류의 소문이 많지만요. (웃음) 편집일을 하는 친구가 책을 내보면 좋겠다는 말에 공감하고 있던 터에, 한산 신문사의 기자가 칼럼을 써보자고 제안을 하더라고요. 친구 얘기가 생각나서 흔쾌히 수락했죠. 

 

꾸준히 한 편씩 쓰기 어려우실 것 같은데요. 동력은 무엇인가요? 

"이제 4년 반 됐네요. 매주 한 편씩 썼어요. 꾸준히 관심을 갖다 보니 끊임없이 이야기가 샘솟아요. 책을 보거나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SNS에서 정보를 접할 때 제 생각은 ‘이걸 통영과 엮으면 어떤 이야기가 될까?’로 흘러요. 왜 그런 말 있죠. 기승전 모든 얘기의 끝이 하나로 모아지는 경우를 깔때기라고 하잖아요? 내가 받아들인 것들은 통영으로 향해요. 머릿속에서 얼개가 잡히면 그때부터 자료를 찾아요. 무엇보다 통영 사람들과 나누기위해 써요. 지역에 관한 단편적인 지식을 많이 아는 것보다 인생과 사회의 본질을 성찰하면서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함께 고민하자고요." 

 

어쩌면 '통영'은 하나의 수단이고 박사님이 생각하는 삶, 지역,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글이군요. 저도 통영 바다와 오밀조밀한 골목이 좋아서 놀러 가긴 하지만 통영의 어디가 그렇게 좋으세요? (웃음)  

"나는 통영 환자라고 생각해요. 통영엔 통영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우리는 서로를 통영 환자라고 불러요(웃음). 이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몸에 스며들었고요. 통영에 온 첫 해 어느 청명한 가을날이었어요. 같은 하숙집에 계시던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사량도'라는 섬에 가게 되었어요. 매우 가파른 산을 올라 바다를 보는데 뭐랄까. 확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아름답고 좋았어요. 내가 뭐에 훅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무덤덤한 스타일인데, 통영 바다는 정말 좋아요."

 

맞아요. 바다가 아름다워요.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바다를 배경으로 이순신 장군과 삼도수군 통제영의 역사, 윤이상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의 탄생이 이어졌죠. 제가 쓰는 통영 이야기만이 아니라 실제 통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과거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예요. 통영에서 살면서 이 지역에 담긴 이야기를 알아갈수록, 통영 사람들을 만날수록 점점 더 통영을 사랑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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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을 헤집은 빈그릇 운동, 그리고 지역 활동 

 

최광수 박사의 고향은 부산이다. 통영에 산지 어느덧 20년 차, 수질오염과 폐수처리에 대한 박사학위를 받아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통영)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통영살이가 시작됐다. 빈그릇 운동으로 통영을 헤집고 다닌 에너지 덕에 통영의 시민사회를 만났다. 통영의 대표적인 관광지, 동피랑에 벽화를 처음 그릴 때 기획단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동피랑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 마을 만들기와 벽화 그리기가 유행했다. 

 

통영에서 어떤 일들을 해오셨나요? 

"2005년에 학생들과 '빈그릇 운동'을 했어요. 그 시기 유엔대학이 선정하는 UN지속가능발전교육통영센터(2019년 현재. 통영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가 만들어졌어요. 센터 사무국장이 저보고 위원으로 함께하자고 하더라고요. 좋은 취지라 동의했죠. 지금도 운영위원장을 맡아서 참여하고 있어요." 

 

빈그릇 운동이요?   

"'빈그릇'도 운동이 되냐는 얘기죠? (웃음) 말 그대로 빈그릇을 하자, 적당히 먹을 만큼 덜어 남김없이 먹자는 운동이에요. 밥 한 그릇을 남김없이 먹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먹는 습관 바꾸는 게 참 어렵죠. 대학에서 환경, 생태분야를 연구하면서 내 생활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사단법인 에코붓다에서 빈그릇 운동을 함께 기획하고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갔어요. 자연스럽게 내가 살고 있는 통영에서,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도 빈그릇 운동을 해보면 좋겠다 싶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죠. 흔쾌히 동참해준 학생들 5-6명과 함께 시작했어요. 교내에서부터 통영에서 행사만 열었다 하면 빈그릇 캠페인을 했어요. 통영을 헤집고 다녔어요(웃음). 이렇게 시작한 모임이 에코캠퍼스 동아리가 되었고요."

 

저도 박사님을 에코캠퍼스 동아리로 알게 됐어요. 원래 전공도 그렇고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으셨던 거죠? 

"우리가 그렇게 만났었나요? (웃음) 저는 통영의 바다 오염을 연구했는데요. 폐스티로폼, 바다 밑에 가라앉은 오염물, 양식장 폐수 등 여러 가지를 분석하면서 환경문제는 기술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근본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삶의 자세가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역 활동으로 어떤 것들을 하셨는지도 궁금해요. 

"UN지속가능발전교육통영센터와 푸른통영21에 참여하게 됐어요. 두 단체가 목표와 지향은 같은데 한 곳은 교육, 다른 곳은 의제나 정책 개발에 집중해요. 협력사업도 했어요. 동피랑 마을 만들기 사업과 연대도(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연곡리에 속한 섬) 에코아일랜드 만들기 사업을 같이 했어요. 2007년, 저도 동피랑 벽화를 처음 그린 사람 중 한 명이예요."

 

동피랑 벽화마을 가봤어요. 좁은 골목길 사이사이에 벽화가 있고 바다도 보이고. 

"원래 통영시는 낙후한 동피랑 마을을 매입해서 공원으로 만드는 계획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UN지속가능발전교육센터와 푸른통영21의 활동가들이 서민들의 애환이 묻어있는 동네를 지키자는 의견을 냈어요. 이십여 단체가 모여서 회의를 하고 통영시장을 만나 제안했어요. 시장이 흔쾌히 동의해서 어떤 방식으로 보존할지 논의하다가 벽화 그리기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전국적으로 그릴 사람을 모았어요.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지가 됐죠."

 

관광지가 된 이후에 여러 고민이 생겼을 것 같아요.  

"맞아요. 유명세를 타서 관광객들이 늘다 보니 이 사업의 성과를 누가, 어떻게 관리할 거냐로 내부 갈등이 생겼어요. 여러 단체가 함께하면서 긴장이 생긴 거죠. 저도 해결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어요. 동피랑이 마을 만들기의 성공사례라고 얘기되지만 저는 여러 마음이에요.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요. 동피랑 만들기에 전념하던 한 친구의 죽음과 동시에 그간의 에너지들이 소실되어 버렸어요. 지금도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지만 그때처럼 함께 하지는 않아요.

게다가 '동피랑 마을 만들기'라는 말에 어폐가 있어요. 모여서 살다 보면 마을이 되는 거지 마을을 만든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느리게 가더라도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활동가들이 출퇴근하며 페인트칠하고 끝나버렸으니 주민이 소외된 거죠. 주민 협동조합도 만들었지만 마을 밖에 동력이 있는 한 쉽지 않았어요. 급하게 시작한 사업이라 어쩔 수 없는 면도 있긴 해요."

 

지금은 어떤가요? 

"최근 3-4년 전부터 다음 세대들이 움직이는 게 느껴져요. 거북선이 정박해 있는 강구안이라는 지역이 있어요. 동피랑과 중앙시장 앞, 광장을 끼고 있는 내만이죠. 통영의 구도심이자 통영 역사의 핵심인 곳이에요. 작년 겨울, 해수부에서 친수공원을 만든다고 삽질을 하던 찰나에 이 친구들이 서명운동을 시작했어요. 시민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은 일방적인 사업은 재고해야 된다는 거였죠. 시민들도 합의 없이 공사하는 데에 술렁거리던 참이었고 시민단체 힘도 실렸어요. 경남도지사가 온다더라 하면 우르르 가서 얘기했어요. 저도 참여한 민관협의회를 통해 공사하기로 했던 규모에서 최소한만 설치하게 됐어요.  

절반의 성공이지만 소통 없이 진행하던 국책사업을 중단시켜놓고 민과 관이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게 지역에선 희망이에요. 그리고 그 시작에 청년들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에 기쁘게 생각해요. 대부분 카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청년들인데요. 통영 시민들과 통영의 문화를 향유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꿈이 있어요." 

 

생태적 지속가능 발전에 대해  

 

최광수 박사는 올해 초 경상대 교수 역할을 그만두었다. 그럼에도 한산신문 독자자문위원, 통영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 운영위원장, 통영시민학교 대표, 사단법인 에코붓다 대표, 정토회 기획위원... 속한 곳이 많다고 놀라자 최광수 박사는 말만 하는 역할이라며 웃었다. 서글서글한 웃음에 나도 함께 웃었다. 

  

해양을 연구하셨다면 통영 바다는 어때요?

"통영은 수산업 1번지예요.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심각합니다. 바다쓰레기의 80%가 수산업에서 나와요. 어민들은 바다가 밥줄이다 보니 먹고사는 데 급급해서 오염 문제엔 손을 안 대려고 해요. 바다가 서서히 죽어가고 있어요. 쓰레기를 버려도 내 어장에 머무르지 않고 망망대해로 흘러가니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적어요. 잡는 어업이든, 기르는 어업이든 바다를 함부로 대하기 쉬워요. 수산업 폐기물도 그냥 버려버리죠." 

 

우리가 일주일 동안 먹는 플라스틱의 양이 신용카드 크기라고 들었어요. 

"크고 작은 플라스틱이 바다를 떠돌며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해양 생물체 안에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먹는 생선, 굴, 홍합뿐만 아니라 미역, 다시마, 해초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어요. 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피해를 일으키는지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죠. 밝혀지면 세계적으로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거예요. 바다에 들어간 플라스틱을 제거할 방법은 없어요. 강이나 바다로 들어가지 않도록 차단을 할 수밖에 없죠."

 

기후 온난화로 해양 생태계가 변한다는 기사를 봤어요. 미세 플라스틱 문제도 심각하다, 심각하다 하는데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암담해요.  

"그렇다고 손만 놓고 있을 순 없으니까요. 결국 우리의 소비가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예요. 인류의 보편적 가치관인 소유에 대한 중독에서 벗어나야죠. '통영바다가 스티로폼 때문에 죽어간다, 어민들, 공무원, 정치인 때문'이라 남 탓하기만 하면 해결이 안 돼요.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풀어갈 거냐가 중요한데. 나부터, 우리부터 구체적인 실천을 해나가야 해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요."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지속가능'이란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지 궁금해요.  

"국내외에서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지만 정의가 불분명해요. 더구나 어떻게 해야 지속 가능한지 합의되지 않았고요. 그동안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이니 대안이 아리송한 게 당연하죠. '지속가능'의 대상과 내용을 무엇으로 삼느냐가 중요한데요. 사람에 따라서는 전통의 가치, 문화적 자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통영처럼 문화적 자산이 풍부한 곳은 더하죠. 하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문명적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있어야 해요. 문화예술 교육을 했을 때, 더욱 규모 있는 관광지가 됐을 때 통영이 지속 가능할까요?"

 

당장의 이익은 있을 수 있지만 환경문제를 비롯해 부작용이 심각하겠죠.  

"그렇죠. 무엇보다 환경적,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안 돼요. 보통 정치, 경제, 사회문화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얘기하는데, 인류의 미래를 따져보았을 때 생태적 지속가능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통영에 ‘통영시민학교’를 만들었어요. 어떻게 하면 지역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장을 만들 수 있을까,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진행하시는 건가요? 시작하신 지 얼마나 됐어요? 

"올해로 3년이 됐어요. 그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치, 경제와 같은 거대담론을 주제로 공부했고요. 최근에는 통영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발굴하고 토론했어요. 앞으로는 생태문화교육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에요. 생태와 맞물린 인간의 삶을 문화로 접근하려고 하죠. 보통 숲해설, 바다해설은 하나하나의 물체나 현상을 설명하는데요. 그것을 넘어 인간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폭넓게 접근하는 교육을 하고 싶어요."

 

교수 그만두시고 통영시민학교에 전념하시는 건가요?

"네, 교수직은 올해 초에 그만뒀어요.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까 사고가 자유로워져요. 사실 이런 일을 하기엔 학교에 있는 게 조건이 좋죠. 사회적 위치가 있으니까 지역사회에서 알아주거든요. 그래도 그땐 새로운 걸 도모할 생각이 없었어요. 학교 일을 놓고 나니까 그만큼 시간이 비잖아요. 지역에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은 해봐야겠다 생각해요. 올해 하반기에 사단법인 개소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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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바다는 신비롭다. 내가 있는 위치에 따라 보이는 부분이 다르다. 항만에 서면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구불구불하게 이어져 바다와 어우러진다. 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탁 트인 광활함에 속이 후련하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생각했다. 통영 바다는 바다의 수많은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최광수 박사가 말하는 통영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파도가 치고 바다가 흐르듯, 생활에서부터 실천하려는 의지가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맞물려 갖가지 활동으로 뻗어간다. 어디에 속해서 무슨 일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가' 전해지는 대화였다. 그리고 신기하게, 나도 통영이 좋아졌다.  

 

땅은 땅으로서의 속성이 있고, 바다는 바다로서의 속성이 있다. 이게 헷갈리면 육지 중심의 사고, 개발 당위적 접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바다를 육지의 관점으로 지배하려 들고, 육지와 같은 식으로 획일적으로 개발하려 들기 쉽다. 바다의 정체성과 땅의 정체성을 온전히 인정할 때 바다와 땅이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다.
통영은 바다와 땅, 그 중간에 있다. 이분법적 중간이 아니라 통합적 중간이다. 땅도 아니요 바다도 아니면서, 동시에 땅이면서 바다인 곳이다. 이를 일러 다도해라 한다. 섬이 많은 바다. 이 바다가 대부분 면적을 차지하는 곳이 통영이다. 그 속에 570개의 섬이 보석처럼 피어있다.
바다와 땅 가운데 자리 잡은 통영의 위치는, 어정쩡한 중간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잉태한 중간이다.  
최광수의 통영이야기 179 - 섬은 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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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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