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비영리스타트업 느린소리로 최수진 대표를 처음 만났다. 느린학습자 자녀를 고민하면서 시작한 일은 느린학습자 법 제정 활동, 강원특별자치도 8개 시군의 조례제정, 사단법인 경계선지능인지원센터 설립, 초등 방학프로그램/중고등 연계교육/청년 커뮤니티 활동/부모 커뮤니티모임 등 빠르고 크게 말 그대로 ‘잘 나가고 있다’. 일 때문에 연락했을 때 분명 병원가는 길이라고 카톡이 왔는데... 10분도 안되어 답을 보내고야마는 열정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 신뢰로부터 시작된 활동
Q. 지금 일하고 있는 느리소리는 어떤 단체인가요?
느린소리는 (느린학습자로 불리는) 경계선지능인 지원센터예요. 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고, 세상을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회속에서 다양성을 인정받고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지지기반이 없었던 상황에서, 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제가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고민하면서 경계선지능인 자료를 찾아보니 2018년에 춘천소셜리빙랩프로젝트가 검색이 되는거예요. 반가운 마음에 알아보니 그 팀이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었죠. 초기 프로젝트를 통해서 경계선지능인 존재를 알리고, 조기개입과 조기발굴이 필요하다는 점이 지역안에서 공감이 되어서 방학프로그램 형태로 운영도 되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죠.
직접 만나보니 사업비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경계선지능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신뢰하게되어서 그분들과 2021년 비영리스타트업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게 되었어요.
Q. 아주 짧게만 들어도 뭔가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나요?
느린소리는 사업을 정해서 시작했다기보다는 필요한 일들을 찾아서 만들어갔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춘천에서 강원특별자치도/춘천시 조례제정 관련한 활동을 보시고 다른 시군에서 조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셔서 타 시군의 조례제정을 돕는 ‘정책지원’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학교개입 프로그램’, ‘교사연수’ 등 학교 관계자분들이 느린아이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좀 더 전문적인 프로그램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커뮤니티 모임’ 들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부모님 인터뷰 과정에서 만난 부모님들이 학령기 커뮤니티를 만드시기를 원하셔서 초기 형성을 도와드리고, 경계선지능인 청년들의 활동을 보시고 부모님들이 직업이나 취업 부분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사단법인를 고민하고 있으신 상황이라 이 부분도 함께 하고 있다. 청년 경계선 지능인의 경우 우울증이 있거나 신경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소속감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서 주1회씩 청년들의 활동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상담, 교육 등은 부분들은 연락이 올 때마다 수시로 응대하고 있어요.
Q. 그 중에서 요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활동은 어떤 것인가요?
초등이나 청년그룹은 그간 활동을 통해 부모님 그룹이나 지원체계 등이 생겼는데 중고등학교 경우에게 아이들이 학교를 가다보니까 부모님들이 상대적으로 걱정을 덜 하세요.
하지만 학교폭력이라던지 오히려 어려운 부분이 많은에도 초등학교처럼 담임제가 아니다보니 아이들이 그냥 방치되는 측면이 있어요.
저희는 초기에는 실태조사, 조기개입 등 학교를 중심으로 한 지원 체계를 얘기했고 그 과정에서 배재되는 청년쪽에 초첨을 두었는데 최근에는 생애주기를 구분해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이라는 최종목표를 두고 아이들이 단계적으로 자립을 준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초등~고등까지 자기인식과 자기수용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만들어가면서 자립을 할 수 있는 사회성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학교에 제안도 하고 운영도 해보려고 합니다.
Q. 다양한 활동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경계선지능인 관련 사업의 경우 대상자 발굴이 제일 어려운 부분인데, 어떤 방식으로 이 부분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계신지 궁금해지는데요.
저희는 언론보도를 꾸준히 해요. 보도가 나가면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학교과 기관이 기사를 보고 연락을 해보는 경우도 많아서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센터를 알고 있는 분들, 부모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소개되는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도 아이들 프로그램을 통해서 오시는 경우가 제일 많은 것 같아요. 직접, 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저희를 알게되고 참여도 하시게 되구요.
학교개입프로그램이나 교육 등도 그것을 통해 만나게 되는 교사분들이나 상담선생님 등을 통해서도 연결되는 거죠. 센터를 알고 그 안에서 저희를 믿게되시는 분들을 통해 작지만 천천히 대상자들이 사회로 나오고 목소리를 내게 되는 것 같아요.
#. 나, 우리, 지역의 변화
Q. 처음에 대표님을 만났을 때 벽면 가득 해결해야하는 문제를 포스티잇으로 가득 채우셨던 장면이 떠올라요. 이제는 활동을 통해 하나씩 문제해결을 하고 계신데요. 지난 3년 경계선 지능인과 관련한 우리 지역의 변화는 무엇일까요?
부모님이 많이 움직이기 시작하셨다는 것과 지역내 지원구조가 생겼다는 점이예요.
처음에 사업을 하면서 부모님 인터뷰를 통해 욕구를 확인하고 사업을 만들다보니 내가 지금 필요한 것을 사업으로 한다는 점에서 우리 활동이 자조적으로 움직이는데 큰 힘이 생겼죠. 그래서 조금씩 활동을 시작하셔던 부모님들이 춘천시에서 경계선지능인 조례가 부결되는 과정응을 보시면서 이건 나서서 이야기해야하는구나라는 걸 알게되는 전환점을 갖게되요.
그 이후에 춘천시 조례제정이 목소리도 내시고 죽은 조례를 만들지 않게 위해 예산수립 요청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계세요. 특히 학령기, 청년부모커뮤니티는 이제 독립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셔서 자체적으로 사업비도 받으셔서 필요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정말 감사하죠.
또 저희가 1년에 토론회를 2~3번 하거든요. 되도록 관계자분들이 참석하실 수 있도록 연락도 드리고 하면서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생겨나면서 제도적인 지원부분(실태조사, 단계별 지원체계수립 연구, 경계선 지능 아동지원 운영 등)도 만들어지고 있어요.
Q. 활동을 하시면서 내가 변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던 결정적 장면이 있다면요?
가장 큰 변화는 사람에게 의지하게 되었다는 점이예요. 그 전에는 책임을 혼자져야한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일하는 친구들이 생기고, 그 친구들도 경계선지능인 엄마이다보니 무슨 말을 해도 이해도 잘되고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 속도감도 붙고 그래서 의지하고 일도 나누어지게 되었어요.
전에는 공모사업 보면은 무슨 사업을 만들어야하지 했는데. 지금은 집중해야하는일과 필요한 일이 있으니 공모가 뜨면 다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춘천에서 경계선지능인사업은 시민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그런 과정들을 보시고 만들어가시는 입장에서 ‘시민의 만드는 변화는 __________ 이다’ 하고 표현한다면, 한마디로 무엇일까요?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토론회 같이 사람이 모인 곳에서 보면 관심이 있는 사람고 없는 사람은 받아들이는 용어가 달라요. 경계선지능인 이야기를 할 때 ‘저런 사람도 있구나’,‘살아가는 세상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 주변에도 있는데 노력을 안해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처음에는 그게 정말 큰 충격이었어요.
관심이 생기면 새롭게 볼 수 있는 틈이 생겨요. 계속 얘기하면서 그 팀을 만들어가는거죠. 존재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르니까요.
Q. 변화라는 말이 생각보다 무거울 수도 있는데..조직, 개인부터 사회까지 느린소리가 보는 변화를 모두 잘 설명해주시네요. 그런 변화를 만들고 경험하는 과정에 쉬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였을 것 같아요. 활동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언제셨어요?
일하면서 힘든 다른 부분들은 참을 수 있어요. 그런데 제 아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거나 아이와 관련한 말들이 나올 때 일을 그만두고 싶은 것 같아요.
Q. 반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동력(혹은 동기)은 무엇인가요?
저도 정말 혼자 물어봤던 질문이예요. 아이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랑 시간을 못보내는 이 일을 나는 왜 할까?, 다른 사람들보다 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저는 좀 더 있어서 독박육아하는 엄마들도 많은데 저는 조금 여력이 더 있으니까 한다는 것도 있어요.
하지만 이 일이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 내 자식을 위한 일, 우리가 죽어서 이 모든 것이 첫째의 짐으로 가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을 안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래서 하는 것 같아요. 결국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인 것 같네요.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제 삶을 보면 의도하지 않게 사회복지학과를 가게 되고, 노인쪽에 관심있는데 학교 사회복지사로 일게되면서 경계선 지능인을 만난 경험을 하죠. 그런데 제 아이가 같은 상황이 된 거예요. 그래서 신앙적인 관점에서 저에게 소명을 주신 것 같아요. 내 아이와 다른 친구들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라는...
Q. 경계선지능인과 같이 사회적 인식이 함께 필요한 문제의 경우 함께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중요합니다. 어떤 분들과 지금까지 협력하셨고, 가장 기억에 남는 파트너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사단법인 늘봄청소년이 제일 먼저 생각나구요. 두 번째로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과 했던 토론회가 생각나요. 느린학습자 은둔형 외톨이, 성소수자처럼 사회적 소수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본인들의 이야기를 내놓는다는 것이 좋았고, 준비하면서 협업을 하니까 속도감도 있고 업무분장이 되는 경험도 재미있었어요.
그 밖에 요즘은 학교에서 상담, 교육 등으로 자주 연락을 주셔서 학교가 새로운 파트너가 되는 느낌이예요. 그리고 다른 얘기일수는 있지만 지역의 경우 경계선지능인과 관련한 분야별 전문가가 있는게 아니라서 저희가 상담이나 기타 필요한 부분을 논의하는 센터들이 있기는 하지만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지역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경계선지능인에 대해 폭넒은 인식과 정보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스스로 필요한 부분에 전문가가 되는 노력을 함께 하고 있어요.
#.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
Q. 스스로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어제 신랑이 ‘너무 태우지마’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이건 긴 호흡으로 가야하는데 너무 태우면 금방 소진되서 놓아버릴수도 있다고 조금 돌아보면서 갔으면 좋겠다구요. 생각해보니 24시간이 아니고 정말 시간을 매순간순간 쪼개서 생활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얼마전 가족회의하는데 큰 애가 엄마가 바빠서 너무 다행이라고 하더라구요. 바쁘니까 짜증 내는 횟수가 적다고. 실제로 시간이 짧으니까 아이들한테 확 몰입하게 되요. 둘째가 경계선인거 알고 첫째한테 조금만 뭐가 안돼도 이건 니가 할 수 있는거잖아 하면서 화도 내고 그랬는데 요새는 거의 파트너예요.
또 둘째에 있어서도 전에는 치료선생님 만나면 많이 울고 그랬는데, 요즘은 아이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이런 활동을 하면서 많이 겪고 배우고 공부하니까 그게 긍정적인 면이 있어요. 필요해서 공부를 하고 활동을 하면 그 만큼 내가 성장하고, 내 성장이 아이들한테도 보여지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다만 안해도 되는 그런 일(쓸데 없는 일)들로 바쁜 건 싫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쁘게 일하는 거 좋다. 쓸데 없는 일은 줄이되, 주말 하루는 온전히 쉬자” 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이 글을 쓰는 오늘, 느린소리는 마주봄 부모커뮤니티와 ‘느린학습자 학교폭력 토론회(학교폭력에 노출된 느린학습자를 말한다)’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 최수진 대표가 사업비가 아니라 필요한 것을 찾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활동을 시작했던, 오늘 느린소리의 행사는 누군가에게 또다른 신뢰를 주고 새로운 협력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일과 쉼을 응원한다.
#강원 #춘천 #느린학습자
글쓴이 : 윤효주
복지, 사회혁신분야 중간지원조직 16년 근무, 시민이 만들어가는 변화의 힘을 믿습니다.
2021 비영리스타트업 느린소리로 최수진 대표를 처음 만났다. 느린학습자 자녀를 고민하면서 시작한 일은 느린학습자 법 제정 활동, 강원특별자치도 8개 시군의 조례제정, 사단법인 경계선지능인지원센터 설립, 초등 방학프로그램/중고등 연계교육/청년 커뮤니티 활동/부모 커뮤니티모임 등 빠르고 크게 말 그대로 ‘잘 나가고 있다’. 일 때문에 연락했을 때 분명 병원가는 길이라고 카톡이 왔는데... 10분도 안되어 답을 보내고야마는 열정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 신뢰로부터 시작된 활동
Q. 지금 일하고 있는 느리소리는 어떤 단체인가요?
느린소리는 (느린학습자로 불리는) 경계선지능인 지원센터예요. 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고, 세상을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회속에서 다양성을 인정받고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지지기반이 없었던 상황에서, 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제가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고민하면서 경계선지능인 자료를 찾아보니 2018년에 춘천소셜리빙랩프로젝트가 검색이 되는거예요. 반가운 마음에 알아보니 그 팀이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었죠. 초기 프로젝트를 통해서 경계선지능인 존재를 알리고, 조기개입과 조기발굴이 필요하다는 점이 지역안에서 공감이 되어서 방학프로그램 형태로 운영도 되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죠.
직접 만나보니 사업비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경계선지능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신뢰하게되어서 그분들과 2021년 비영리스타트업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게 되었어요.
Q. 아주 짧게만 들어도 뭔가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나요?
느린소리는 사업을 정해서 시작했다기보다는 필요한 일들을 찾아서 만들어갔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춘천에서 강원특별자치도/춘천시 조례제정 관련한 활동을 보시고 다른 시군에서 조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셔서 타 시군의 조례제정을 돕는 ‘정책지원’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학교개입 프로그램’, ‘교사연수’ 등 학교 관계자분들이 느린아이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좀 더 전문적인 프로그램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커뮤니티 모임’ 들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부모님 인터뷰 과정에서 만난 부모님들이 학령기 커뮤니티를 만드시기를 원하셔서 초기 형성을 도와드리고, 경계선지능인 청년들의 활동을 보시고 부모님들이 직업이나 취업 부분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사단법인를 고민하고 있으신 상황이라 이 부분도 함께 하고 있다. 청년 경계선 지능인의 경우 우울증이 있거나 신경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소속감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서 주1회씩 청년들의 활동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상담, 교육 등은 부분들은 연락이 올 때마다 수시로 응대하고 있어요.
Q. 그 중에서 요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활동은 어떤 것인가요?
초등이나 청년그룹은 그간 활동을 통해 부모님 그룹이나 지원체계 등이 생겼는데 중고등학교 경우에게 아이들이 학교를 가다보니까 부모님들이 상대적으로 걱정을 덜 하세요.
하지만 학교폭력이라던지 오히려 어려운 부분이 많은에도 초등학교처럼 담임제가 아니다보니 아이들이 그냥 방치되는 측면이 있어요.
저희는 초기에는 실태조사, 조기개입 등 학교를 중심으로 한 지원 체계를 얘기했고 그 과정에서 배재되는 청년쪽에 초첨을 두었는데 최근에는 생애주기를 구분해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이라는 최종목표를 두고 아이들이 단계적으로 자립을 준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초등~고등까지 자기인식과 자기수용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만들어가면서 자립을 할 수 있는 사회성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학교에 제안도 하고 운영도 해보려고 합니다.
Q. 다양한 활동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경계선지능인 관련 사업의 경우 대상자 발굴이 제일 어려운 부분인데, 어떤 방식으로 이 부분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계신지 궁금해지는데요.
저희는 언론보도를 꾸준히 해요. 보도가 나가면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학교과 기관이 기사를 보고 연락을 해보는 경우도 많아서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센터를 알고 있는 분들, 부모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소개되는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도 아이들 프로그램을 통해서 오시는 경우가 제일 많은 것 같아요. 직접, 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저희를 알게되고 참여도 하시게 되구요.
학교개입프로그램이나 교육 등도 그것을 통해 만나게 되는 교사분들이나 상담선생님 등을 통해서도 연결되는 거죠. 센터를 알고 그 안에서 저희를 믿게되시는 분들을 통해 작지만 천천히 대상자들이 사회로 나오고 목소리를 내게 되는 것 같아요.
#. 나, 우리, 지역의 변화
Q. 처음에 대표님을 만났을 때 벽면 가득 해결해야하는 문제를 포스티잇으로 가득 채우셨던 장면이 떠올라요. 이제는 활동을 통해 하나씩 문제해결을 하고 계신데요. 지난 3년 경계선 지능인과 관련한 우리 지역의 변화는 무엇일까요?
부모님이 많이 움직이기 시작하셨다는 것과 지역내 지원구조가 생겼다는 점이예요.
처음에 사업을 하면서 부모님 인터뷰를 통해 욕구를 확인하고 사업을 만들다보니 내가 지금 필요한 것을 사업으로 한다는 점에서 우리 활동이 자조적으로 움직이는데 큰 힘이 생겼죠. 그래서 조금씩 활동을 시작하셔던 부모님들이 춘천시에서 경계선지능인 조례가 부결되는 과정응을 보시면서 이건 나서서 이야기해야하는구나라는 걸 알게되는 전환점을 갖게되요.
그 이후에 춘천시 조례제정이 목소리도 내시고 죽은 조례를 만들지 않게 위해 예산수립 요청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계세요. 특히 학령기, 청년부모커뮤니티는 이제 독립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셔서 자체적으로 사업비도 받으셔서 필요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정말 감사하죠.
또 저희가 1년에 토론회를 2~3번 하거든요. 되도록 관계자분들이 참석하실 수 있도록 연락도 드리고 하면서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생겨나면서 제도적인 지원부분(실태조사, 단계별 지원체계수립 연구, 경계선 지능 아동지원 운영 등)도 만들어지고 있어요.
Q. 활동을 하시면서 내가 변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던 결정적 장면이 있다면요?
가장 큰 변화는 사람에게 의지하게 되었다는 점이예요. 그 전에는 책임을 혼자져야한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일하는 친구들이 생기고, 그 친구들도 경계선지능인 엄마이다보니 무슨 말을 해도 이해도 잘되고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 속도감도 붙고 그래서 의지하고 일도 나누어지게 되었어요.
전에는 공모사업 보면은 무슨 사업을 만들어야하지 했는데. 지금은 집중해야하는일과 필요한 일이 있으니 공모가 뜨면 다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춘천에서 경계선지능인사업은 시민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그런 과정들을 보시고 만들어가시는 입장에서 ‘시민의 만드는 변화는 __________ 이다’ 하고 표현한다면, 한마디로 무엇일까요?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토론회 같이 사람이 모인 곳에서 보면 관심이 있는 사람고 없는 사람은 받아들이는 용어가 달라요. 경계선지능인 이야기를 할 때 ‘저런 사람도 있구나’,‘살아가는 세상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 주변에도 있는데 노력을 안해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처음에는 그게 정말 큰 충격이었어요.
관심이 생기면 새롭게 볼 수 있는 틈이 생겨요. 계속 얘기하면서 그 팀을 만들어가는거죠. 존재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르니까요.
Q. 변화라는 말이 생각보다 무거울 수도 있는데..조직, 개인부터 사회까지 느린소리가 보는 변화를 모두 잘 설명해주시네요. 그런 변화를 만들고 경험하는 과정에 쉬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였을 것 같아요. 활동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언제셨어요?
일하면서 힘든 다른 부분들은 참을 수 있어요. 그런데 제 아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거나 아이와 관련한 말들이 나올 때 일을 그만두고 싶은 것 같아요.
Q. 반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동력(혹은 동기)은 무엇인가요?
저도 정말 혼자 물어봤던 질문이예요. 아이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랑 시간을 못보내는 이 일을 나는 왜 할까?, 다른 사람들보다 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저는 좀 더 있어서 독박육아하는 엄마들도 많은데 저는 조금 여력이 더 있으니까 한다는 것도 있어요.
하지만 이 일이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 내 자식을 위한 일, 우리가 죽어서 이 모든 것이 첫째의 짐으로 가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을 안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래서 하는 것 같아요. 결국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인 것 같네요.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제 삶을 보면 의도하지 않게 사회복지학과를 가게 되고, 노인쪽에 관심있는데 학교 사회복지사로 일게되면서 경계선 지능인을 만난 경험을 하죠. 그런데 제 아이가 같은 상황이 된 거예요. 그래서 신앙적인 관점에서 저에게 소명을 주신 것 같아요. 내 아이와 다른 친구들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라는...
Q. 경계선지능인과 같이 사회적 인식이 함께 필요한 문제의 경우 함께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중요합니다. 어떤 분들과 지금까지 협력하셨고, 가장 기억에 남는 파트너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사단법인 늘봄청소년이 제일 먼저 생각나구요. 두 번째로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과 했던 토론회가 생각나요. 느린학습자 은둔형 외톨이, 성소수자처럼 사회적 소수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본인들의 이야기를 내놓는다는 것이 좋았고, 준비하면서 협업을 하니까 속도감도 있고 업무분장이 되는 경험도 재미있었어요.
그 밖에 요즘은 학교에서 상담, 교육 등으로 자주 연락을 주셔서 학교가 새로운 파트너가 되는 느낌이예요. 그리고 다른 얘기일수는 있지만 지역의 경우 경계선지능인과 관련한 분야별 전문가가 있는게 아니라서 저희가 상담이나 기타 필요한 부분을 논의하는 센터들이 있기는 하지만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지역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경계선지능인에 대해 폭넒은 인식과 정보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스스로 필요한 부분에 전문가가 되는 노력을 함께 하고 있어요.
#.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
Q. 스스로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어제 신랑이 ‘너무 태우지마’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이건 긴 호흡으로 가야하는데 너무 태우면 금방 소진되서 놓아버릴수도 있다고 조금 돌아보면서 갔으면 좋겠다구요. 생각해보니 24시간이 아니고 정말 시간을 매순간순간 쪼개서 생활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얼마전 가족회의하는데 큰 애가 엄마가 바빠서 너무 다행이라고 하더라구요. 바쁘니까 짜증 내는 횟수가 적다고. 실제로 시간이 짧으니까 아이들한테 확 몰입하게 되요. 둘째가 경계선인거 알고 첫째한테 조금만 뭐가 안돼도 이건 니가 할 수 있는거잖아 하면서 화도 내고 그랬는데 요새는 거의 파트너예요.
또 둘째에 있어서도 전에는 치료선생님 만나면 많이 울고 그랬는데, 요즘은 아이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이런 활동을 하면서 많이 겪고 배우고 공부하니까 그게 긍정적인 면이 있어요. 필요해서 공부를 하고 활동을 하면 그 만큼 내가 성장하고, 내 성장이 아이들한테도 보여지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다만 안해도 되는 그런 일(쓸데 없는 일)들로 바쁜 건 싫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쁘게 일하는 거 좋다. 쓸데 없는 일은 줄이되, 주말 하루는 온전히 쉬자” 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이 글을 쓰는 오늘, 느린소리는 마주봄 부모커뮤니티와 ‘느린학습자 학교폭력 토론회(학교폭력에 노출된 느린학습자를 말한다)’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 최수진 대표가 사업비가 아니라 필요한 것을 찾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활동을 시작했던, 오늘 느린소리의 행사는 누군가에게 또다른 신뢰를 주고 새로운 협력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일과 쉼을 응원한다.
#강원 #춘천 #느린학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