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무대 위가 어울릴 법한데 무대 뒤와 무대 아래에서 더 바쁘다. 누가 봐도 힘들고 피하고 싶은 일인데, 나도 모르게 손을 맞잡고 발을 담그게 만든다. 가볍게 던지는 말에 진지함이 느껴진다. 그냥 흘려 들어서는 안 된다. ‘그게 그 사람 매력이야.’ 와 ‘그러니 얼마나 힘들겠어.’ 라는 반응을 동시에 이끌어 내기도 한다. 그 사람은 바로 한국모금가협회 박재현 사무국장이다.
나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고 싶다.
박재현을 뒷조사(?)하면서 그를 지칭하는 다양한 수식어에 놀랐다. 누군가는 사회적 음악가라 했고, 누군가는 예술경영인이란 표현을 썼다. 학생들은 교수님이라 부르고, 우리는 그를 모금가, 사무국장님으로 부른다.
저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내가 하는 역할에 따라서 완벽하게 변신하는 거죠. 사람들이 그렇게 인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고요. 학생들에게는 교사로서, 무대에서는 예술가로서, 협회에서는 사무국장으로서, 사회·문화분야에서는 사회적 음악가로서, 또 비영리 모금분야에서는 모금가로서의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하지만 점점 더 경험이 늘고 노하우가 쌓이면 언젠가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 박재현이라는 클론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해요. 더 나아가서는 이 모든 것들이 통합적으로 쓰여지는 때가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시작부터 ‘너무 멋짐!’ 이라 조금 주눅들지만 어깨를 쫙 펴고 오늘은 한국모금가협회 사무국장 박재현을 만나보려 한다. 박재현의 이름 앞에 붙는 표현을 써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콘트라바스(우리는 ‘콘트라베이스’라고 알고 있지만 정식 독일어로는 ‘콘트라바스’가 맞고, 영어로는 ‘더블베이스’가 맞는 표기라고 한다.)를 전공한 수재가 왜 한국모금가협회에서 사무국장을 하고 있는가?’ 라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베를린 국립음대를 나온 수재(수재도 아니지만)가 한국모금가협회에서 일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가? ㅎㅎㅎ’
모금가의 모금가에 의한 모금가를 위한
베를린 국립음대를 나오고 예술경영 박사과정을 하면서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이라는 문화예술 비영리단체에서 사무국장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2013년에 한국모금가협회 설립을 위해 교육, 의료보건, 문화예술, 국제개발, 시민사회, 사회복지 국내 비영리 6개 분야에서 16명의 모금가가 설립준비위원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저는 문화예술 분야 모금가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4년 한국모금가협회가 정식출범을 하면서 사무국장 제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래서 음악재단에서는 대외협력이사직을, 모금가협회에서는 사무국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한국모금가협회는 2014년 3월에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비영리 단체의 모금가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단체이다. ‘한국모금가협회는 전문성과 윤리성을 가진 모금가의 성장을 위해, 모금을 통해 일하는 비영리기관들의 성장을 위해, 기부자의 성장과 기부환경의 개선을 위해 설립되었습니다.’라는 협회의 설립취지에 맞게 전문성을 가진 모금실무자와 단체(비영리 기관을 ‘단체’로 표기)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훈련과 컨설팅, 지식공유, 네트워킹, 협력기관들 간의 제휴서비스를 제공하고 모금활동 표준안과 모금가 윤리강령을 통해 모금 현장의 윤리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기부관련 법・제도 개선 활동, 출판, 기부문화확산을 위한 정책제안 분야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모금가협회 홈페이지 http://www.kafp.or.kr/)
지난 2년간 대한민국이 그러했듯이 한국모금가협회의 지난2년도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단순히 업무량 과다로 야근이 잦음을 넘어 모금가와 기부자, 모금가와 모금가, 모금가와 단체, 협회와 단체, 협회와 공공기관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조율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박재현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2년간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협회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고 실제로 실무자들이 업무 중 부딪치는 문제들을 가지고 자문을 구하는 횟수도 늘고 있다. 협회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참가하는 회원들도 늘어나고 있어 2016년이 더 기대된다고 한다.
그대로 베끼지 말고 커스터마이징해야 한다
박재현은 이미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한 모금가이다.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모금가들의 보람과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사무국장 박재현의 입장에서 모금가와 단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궁금했다. 모금가들과 단체를 바라보았을 때 느끼는 안타까움은 없는지 물었다.
개인적인 입장을 먼저 얘기해볼게요. 최근에 몇몇 기업과 대학에서 모금과 나눔을 다루는 교육과정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모금이라는 것이 정규교육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거기에다 국내 모금역사가 외국에 비해 그리 길지 않지 않고요. 그러다 보니 한국의 실정이 반영되지 않은 외국의 모금이론으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들이 생겨요. 그런 실패(?)를 경험하면 모금가들 스스로 ‘우리는 안돼’라는 부정적 마인드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버리게 됩니다. 다른 단체가 했던 소위 ‘대박난’ 모금사업을 그대로 베껴 했다가 실패한 사례들도 있고요. 국내 모금 환경과 우리 단체를 잘 파악해서 효과적인 모금사업으로 커스터마이징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항상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단체의 입장에서도 누가하든지 상관없이, 또 과정이야 어떻게 되었든 그저 모금캠페인을 통해 기부자를 확보하는 데만 집중해서는 안됩니다. ‘고기를 잡아 주지 말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는 탈무드의 말처럼 우리단체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모금인력을 확보하고 그 인력의 역량을 키우는 것에 좀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기부자의 입장에서 백배 공감한다. 우리나라 비영리단체의 현실이 모금업무만을 전담하는 인력을 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모두가 모금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활동가와 간사들, 좀 더 넓게는 자원봉사자들까지 모금가가 되어야 이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다. 리더만 아는 단체의 비전은 의미가 없다. 모두 함께 단체의 비전을 공유하고 모금을 위한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기부자를 만나야 하는 모금담당자는 ‘난 원래 모금가가 아니야.’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하게 되었어.’ 라는 소극적인 마음 대신 좀 더 적극적으로 단체의 사명과 모금의 명분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 기부자들은 똑똑하다. 단체가 하려는 모금사업에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공을 들이고 있는지 한눈에 알아 본다. 나 역시 공감에 감동이 더해지지 않으면 기부하지 않는다.
모금가로서 협회의 사무국장으로서 느끼는 안타까움을 조금씩 해결하려면 협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는 알고 있다. 박재현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 질 수 밖에 없다.
Unique 그리고 전문가
박재현은 한국모금가협회의 사무국장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하나를위한음악재단 대외협력이사를 맡고 있다. 우리는 두 단체의 공통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한국모금가협회와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은 국내에서 상당히 Unique(독특한, 특별한, 특이한, 유일한)한 단체입니다.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은 클래식전문 비영리법인으로 국내외 소외계층에게 악기와 강사를 파견해서 음악교육을 지원하는, 더 나아가서는 음악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 소외된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는 독보적인 단체입니다. 한국모금가협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비영리단체의 모금실무자들이 모여있는 협회로 현장 모금가들이 모여서 국내 모금계의 동향도 살피고, 전문적인 정보도 교환하고, 실무역량을 키울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요.
‘Unique’와 더불어 내가 찾은 또 하나의 공통점은 ‘전문가들의 뜻’이 모아져 시작된 단체라는 점이다.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은 음악가와 관련 전문가들이 음악으로 사회공헌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고 한국모금가협회는 대한민국 비영리단체의 모금전문가들이 모여 국내 모금시장과 현장 모금가들을 위해 설립을 준비한 모금가의, 모금가에 의한, 모금가를 위한 단체라는 점이다. 그러니 ‘unique’와 ‘전문가’는 박재현을 표현해줄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참! 박재현이 밝힌 공통점이 또 있다.
“전화로 단체명을 밝히면 한번에 못 알아듣는다는 점입니다. (- _-);;
‘안녕하세요? 하나를위한음악재단입니다.’
‘예? 하나로 뭐라고요?’
‘안녕하세요? 한국모금가협회입니다.’
‘예? 복음과 협회요?’
최소한 2~3번은 또박또박 말씀을 드려야 알아듣습니다.”
어설픈 유머와 개그에는 넘어가고 싶지 않은데 빵 터지고 말았다.
내 인생은 내리막길을 달리는 것과 같다
하나를위한음악재단 사무국장 박재현을 아는 사람이라면 요즘 박재현의 모습이 조금 낯설지도 모르겠다. 항상 무대 위에, 누군가의 앞에 서 있던 그는 요즘 행사장 뒷자리 어딘가에 있거나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날도 있다.
하하하 언제 또 하나를위한음악재단에 있을 때의 박재현을 추적조사 하셨나요? 사람들에게 ‘내 인생은 내리막길을 달리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잘 포장된 산책로를 멋진 조깅복을 입고 음악을 들으면서 주위도 둘러보며 여유롭게 조깅을 하는 게 아니라, 주위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넘어지지 않으려 볼품없이 팔을 휘저으며 뛰어 내려가는 거죠. 하지만 언젠가 그 내리막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남들보다 훨씬 빨리 도착한 내 자신을 보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어쩌면 너무 빨리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어서 제대로 못 보신 게 아닐까요?^^
내리막길을 달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더니 ‘내리막길을 달린다는 건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바로 실전에 투입되어 부딪히고 깨지면서 배우고, 그렇기에 남들보다 빨리 그 분야의 경험을 쌓아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 나 자신을 알리는 것 보다는 일에 200% 전념해야만 한다. 팔을 휘저으며 빨리 달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나를위한음악재단 박국장은 이런 과정을 어느 정도 거치고 난 제 모습을 보신 것이고 한국모금가협회 박국장은 그 과정을 시작하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다르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요?
친절한 덧붙임이 없었다면 내리막 길을 달려가는 박재현의 모습을 더 낮은 곳으로 임하겠다는 성자(聖子)의 자세라며 과대포장 해버리는 실수를 할 뻔 했다. 그에게 내리막길은 새로운 도전이고 볼품없이 휘저으며 달리는 모습은 박재현式 열정을 의미했다.
한가지 확실한 건 하나를위한음악재단에서의 박재현은 의도하지 않더라도 화려하고 타인의 눈에 띄는 예술가의 성향이 드러나는 반면 모금가협회 박재현은 누군가의 뒤에서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모금가의 성향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박재현에게 모금이란 엔진이다.
TV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는 방송이 끝날 즈음 게스트에게 항상 이 질문을 한다. ‘라디오 스타 공식질문입니다. 000에게 라디오 스타란?’ 나도 모금가들을 인터뷰할 때 공식질문이란 걸 한다. 물론 박재현도 피해갈 수 없다. ‘박재현에게 모금이란?’
엔진입니다. 엔진은 자동차나 비행기를 움직이게 해주는 동력을 만드는 제일 기본적인 구성요소지요. 연료를 펌프질하는 엔진을 통해서 시동이 걸리고, 전기를 만들어 공급하고, 거대한 쇳덩이를 움직여 우리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편하게 갈 수가 있습니다. 2기통에서부터 12기통 엔진까지 종류와 크기는 다양하겠지만 그 역할은 모두 똑같습니다. 비영리단체가 미션과 비전을 잘 실현할 수 있도록 동력을 만들어주는 엔진. 목적사업을 수행하고, 사람들을 모으고, 메세지를 전달하고, 좋은 인력들을 배양하는 이 모든 것들이 모금을 통해서 시작되고 자리잡고 건강하게 성장하니까요..
‘모금은 하모니입니다.’ 혹은 ‘모금은 오케스트라입니다.’라는 음악가적 답을 기대했던 것일까? 모금은 엔진이라는 박재현의 대답은 조금 의외였지만 왠지 모를 힘이 느껴진다. 아마도 어떤 일을 일으키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든든한 엔진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모두의 노력이 지금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리라는 기대 때문이리라.
박재현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넓고, 깊고, 강한 사람이다. 이렇게 우리의 만남을 마무리 지으려니 미안하고 아쉽기까지 하다. 그래서 조만간 박재현을 다시 만날 이유를 만들어야겠다.
박국장이 제안하는 한국모금가협회 활용법
가장 쉬운 활용법은 한국모금가협회의 온라인 채널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홈페이지, 뉴스레터, 페이스북, 이 세가지만 알면 게임 끝! 그럼 채널별 활용법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 홈페이지 www.kafp.or.kr
한국모금가협회 소개는 물론 전문가 칼럼, 추천도서, 매뉴얼 등 모금과 관련된 모든 컨텐츠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됩니다. 협회가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 가입 신청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가장 중요한! 한국모금가협회 회원가입도 가능합니다. – 페이스북 www.facebook.com/kafp2014
협회 활동, 컨텐츠, 이슈들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겠죠? – 뉴스레터
홈페이지에 업데이트 된 모금자료, 업계구인정보, 교육정보들을 모아 모아 최적의 타이밍으로 알려드립니다. 뉴스레터는 홈페이지 하단 ‘뉴스레터 구독’에서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경력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현장모금전문가들의 실전교육과 멘토링, 한국모금가협회 전문위원들과 함께 집단지성으로 인사이트를 쌓고 고민은 털어버리는 모금스터디가 필요하신 분께는 한국모금가협회 회원가입을 강력 추천합니다.^^
글쓴이 : 이경원
누구나 한번쯤은 살아보고 싶어하는 서울-지리산-통영을 오가며 나름대로 일과 삶의 균형을 지켜나가고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지만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 중.
#박재현 #이경원 #모금 #기부 #자선 #한국모금가협회
당연히 무대 위가 어울릴 법한데 무대 뒤와 무대 아래에서 더 바쁘다. 누가 봐도 힘들고 피하고 싶은 일인데, 나도 모르게 손을 맞잡고 발을 담그게 만든다. 가볍게 던지는 말에 진지함이 느껴진다. 그냥 흘려 들어서는 안 된다. ‘그게 그 사람 매력이야.’ 와 ‘그러니 얼마나 힘들겠어.’ 라는 반응을 동시에 이끌어 내기도 한다. 그 사람은 바로 한국모금가협회 박재현 사무국장이다.
나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고 싶다.
박재현을 뒷조사(?)하면서 그를 지칭하는 다양한 수식어에 놀랐다. 누군가는 사회적 음악가라 했고, 누군가는 예술경영인이란 표현을 썼다. 학생들은 교수님이라 부르고, 우리는 그를 모금가, 사무국장님으로 부른다.
시작부터 ‘너무 멋짐!’ 이라 조금 주눅들지만 어깨를 쫙 펴고 오늘은 한국모금가협회 사무국장 박재현을 만나보려 한다. 박재현의 이름 앞에 붙는 표현을 써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콘트라바스(우리는 ‘콘트라베이스’라고 알고 있지만 정식 독일어로는 ‘콘트라바스’가 맞고, 영어로는 ‘더블베이스’가 맞는 표기라고 한다.)를 전공한 수재가 왜 한국모금가협회에서 사무국장을 하고 있는가?’ 라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베를린 국립음대를 나온 수재(수재도 아니지만)가 한국모금가협회에서 일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가? ㅎㅎㅎ’
모금가의 모금가에 의한 모금가를 위한
한국모금가협회는 2014년 3월에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비영리 단체의 모금가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단체이다. ‘한국모금가협회는 전문성과 윤리성을 가진 모금가의 성장을 위해, 모금을 통해 일하는 비영리기관들의 성장을 위해, 기부자의 성장과 기부환경의 개선을 위해 설립되었습니다.’라는 협회의 설립취지에 맞게 전문성을 가진 모금실무자와 단체(비영리 기관을 ‘단체’로 표기)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훈련과 컨설팅, 지식공유, 네트워킹, 협력기관들 간의 제휴서비스를 제공하고 모금활동 표준안과 모금가 윤리강령을 통해 모금 현장의 윤리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기부관련 법・제도 개선 활동, 출판, 기부문화확산을 위한 정책제안 분야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모금가협회 홈페이지 http://www.kafp.or.kr/)
지난 2년간 대한민국이 그러했듯이 한국모금가협회의 지난2년도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단순히 업무량 과다로 야근이 잦음을 넘어 모금가와 기부자, 모금가와 모금가, 모금가와 단체, 협회와 단체, 협회와 공공기관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조율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박재현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2년간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협회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고 실제로 실무자들이 업무 중 부딪치는 문제들을 가지고 자문을 구하는 횟수도 늘고 있다. 협회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참가하는 회원들도 늘어나고 있어 2016년이 더 기대된다고 한다.
그대로 베끼지 말고 커스터마이징해야 한다
박재현은 이미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한 모금가이다.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모금가들의 보람과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사무국장 박재현의 입장에서 모금가와 단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궁금했다. 모금가들과 단체를 바라보았을 때 느끼는 안타까움은 없는지 물었다.
기부자의 입장에서 백배 공감한다. 우리나라 비영리단체의 현실이 모금업무만을 전담하는 인력을 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모두가 모금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활동가와 간사들, 좀 더 넓게는 자원봉사자들까지 모금가가 되어야 이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다. 리더만 아는 단체의 비전은 의미가 없다. 모두 함께 단체의 비전을 공유하고 모금을 위한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기부자를 만나야 하는 모금담당자는 ‘난 원래 모금가가 아니야.’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하게 되었어.’ 라는 소극적인 마음 대신 좀 더 적극적으로 단체의 사명과 모금의 명분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 기부자들은 똑똑하다. 단체가 하려는 모금사업에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공을 들이고 있는지 한눈에 알아 본다. 나 역시 공감에 감동이 더해지지 않으면 기부하지 않는다.
모금가로서 협회의 사무국장으로서 느끼는 안타까움을 조금씩 해결하려면 협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는 알고 있다. 박재현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 질 수 밖에 없다.
Unique 그리고 전문가
박재현은 한국모금가협회의 사무국장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하나를위한음악재단 대외협력이사를 맡고 있다. 우리는 두 단체의 공통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Unique’와 더불어 내가 찾은 또 하나의 공통점은 ‘전문가들의 뜻’이 모아져 시작된 단체라는 점이다.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은 음악가와 관련 전문가들이 음악으로 사회공헌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고 한국모금가협회는 대한민국 비영리단체의 모금전문가들이 모여 국내 모금시장과 현장 모금가들을 위해 설립을 준비한 모금가의, 모금가에 의한, 모금가를 위한 단체라는 점이다. 그러니 ‘unique’와 ‘전문가’는 박재현을 표현해줄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참! 박재현이 밝힌 공통점이 또 있다.
어설픈 유머와 개그에는 넘어가고 싶지 않은데 빵 터지고 말았다.
내 인생은 내리막길을 달리는 것과 같다
하나를위한음악재단 사무국장 박재현을 아는 사람이라면 요즘 박재현의 모습이 조금 낯설지도 모르겠다. 항상 무대 위에, 누군가의 앞에 서 있던 그는 요즘 행사장 뒷자리 어딘가에 있거나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날도 있다.
내리막길을 달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더니 ‘내리막길을 달린다는 건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바로 실전에 투입되어 부딪히고 깨지면서 배우고, 그렇기에 남들보다 빨리 그 분야의 경험을 쌓아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 나 자신을 알리는 것 보다는 일에 200% 전념해야만 한다. 팔을 휘저으며 빨리 달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친절한 덧붙임이 없었다면 내리막 길을 달려가는 박재현의 모습을 더 낮은 곳으로 임하겠다는 성자(聖子)의 자세라며 과대포장 해버리는 실수를 할 뻔 했다. 그에게 내리막길은 새로운 도전이고 볼품없이 휘저으며 달리는 모습은 박재현式 열정을 의미했다.
한가지 확실한 건 하나를위한음악재단에서의 박재현은 의도하지 않더라도 화려하고 타인의 눈에 띄는 예술가의 성향이 드러나는 반면 모금가협회 박재현은 누군가의 뒤에서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모금가의 성향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박재현에게 모금이란 엔진이다.
TV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는 방송이 끝날 즈음 게스트에게 항상 이 질문을 한다. ‘라디오 스타 공식질문입니다. 000에게 라디오 스타란?’ 나도 모금가들을 인터뷰할 때 공식질문이란 걸 한다. 물론 박재현도 피해갈 수 없다. ‘박재현에게 모금이란?’
‘모금은 하모니입니다.’ 혹은 ‘모금은 오케스트라입니다.’라는 음악가적 답을 기대했던 것일까? 모금은 엔진이라는 박재현의 대답은 조금 의외였지만 왠지 모를 힘이 느껴진다. 아마도 어떤 일을 일으키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든든한 엔진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모두의 노력이 지금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리라는 기대 때문이리라.
박재현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넓고, 깊고, 강한 사람이다. 이렇게 우리의 만남을 마무리 지으려니 미안하고 아쉽기까지 하다. 그래서 조만간 박재현을 다시 만날 이유를 만들어야겠다.
박국장이 제안하는 한국모금가협회 활용법
가장 쉬운 활용법은 한국모금가협회의 온라인 채널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홈페이지, 뉴스레터, 페이스북, 이 세가지만 알면 게임 끝! 그럼 채널별 활용법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 홈페이지 www.kafp.or.kr
홈페이지에 업데이트 된 모금자료, 업계구인정보, 교육정보들을 모아 모아 최적의 타이밍으로 알려드립니다. 뉴스레터는 홈페이지 하단 ‘뉴스레터 구독’에서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경력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현장모금전문가들의 실전교육과 멘토링, 한국모금가협회 전문위원들과 함께 집단지성으로 인사이트를 쌓고 고민은 털어버리는 모금스터디가 필요하신 분께는 한국모금가협회 회원가입을 강력 추천합니다.^^
#박재현 #이경원 #모금 #기부 #자선 #한국모금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