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활동가인터뷰] 아름다운 글씨로 그려내는 생각과 마음 - 문화예술인 비영리단체 나들그림 김미숙


배움은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는 것과 같다. 멈추면 뒤로 가니까...그녀의 끊임없는 배움의 열정은 월요일 아침 전각수업을 마치고 점심을 함께 하며 차한잔 나누자는 데이트 신청에 한걸음에 달려와 주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에 동참하며 캘리수업을 수개월 놓고 지내면서, 캘리공방을 운영하면서 그동안 앞 만보고 달려온 자신의 삶과 몸을 돌보고, 사람과 관계, 일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넓어졌다는 첫인사로 데이트의 물꼬를 열었다.

서로 예뻐졌다는 들어도 들어도 싫지않은 여자들끼리의 덕담을 나누며 인터뷰가 시작되어 4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대화를 나누고도 또 모자라는 시간이 넘 야속했던 만남이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미술학도로 미술관련일들을 해오시던 터에 특별히 캘리를 시작하신 계기가 있나요?

모든 세상은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해요. 예술에 대한 갈망으로 순수미술공부를 해오다 대학에서 전공을 정하며 미술로 업을 삼기에 길이라 보였던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졸업 후엔 학원운영하면서 미술수업에 입시까지 영역을 넓혀 그야말로 ‘남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되었어요. 일로의 성공도, 자부심도 기대보다 이뤘지만 오래동안 내가 좋아하며 오래동안 하려면 무얼 해야할 까 하는 고민 중에 좋은 글에 그림을 그려 아름다운 글씨가 더해진 아름다운 수채화로 세상을 채색하면 좋겠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캘리그라피가 자격제도도 있고 하던데요?

저는 어느 계열의 자격과정을 밟지 않고 독학했답니다. 수많은 캘리그라피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나만의 캘리체를 연구하고 팔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연마하면서 지금도 묵상하며 캘리작업을 계속 하고 있답니다. 학원을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과 교육에 대한 마인드는 어떤 체계가 오히려 굴레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고 배워서 남주자는 신념이 후퇴하게 되는 것이 싫어서 였구요. 또 거쳐간 많은 제자들 보면 저마다 다른 장점과 재능이 있더라는 것이고 그러한 다양성과 소질들을 등급화시키며 세상을 아름답게 보자, 아름다운 세상으로 변화시키자 권할 수 있을 까 의구심이 들었죠. 하여 캘리입문 5년째 독학으로 배워가는 제가 배움에 대한 배려를 할 수 있다고 스스로 확신이 생기며 공방을 열게 되었답니다.



공방을 캘리맛집이라고들 하던데요?

제가 나누기를 좋아해요. 캘리그라피를 그저 기술로 요령과 기법만 전달하는 곳이 라니라 일주일에 하루 공방에 모이는 발걸음들 반가이 맞이해주고, 내안의 나를 찾고 대화하는 거처를 만들기로 한 제 목적에 충실했더니 그래요.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글과 그림에 집중하고 공들이는 시간동안 배고픔도 잊고 작업들을 합니다. 하여 넉넉한 시어머님 보고 배웠는지 맛있게 푸짐하게 나눠먹기를 좋아합니다.


캘리그라피 외에도 여러 다양한 작업들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주로 혼자하는 공예작업 벽화 캘리 등이 주를 이루었는데 공방을 하고부터는 캘리를 통해 교류하고 느림의 미학을 깨닫고 있어요. 대학의 비교과교육과정에 개설된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고 작은마을 벽화작업도 하구요. 문화예술인들 비영리 단체 [나들그림]를 2019년에 설립해서 활동하고 있죠. 현재는 캘리그라피하면서 관심갖게 된 전각을 배우는 중이구요.



끊임없이 배우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전각을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배우는 과정이 즐겁고 배움을 통해 얻은 모든 것들이 기본이 되죠. 기본이 충실하면 응용이 가능해지고 시야가 넓어지죠, 예술경험은 특히 일반인들에게 일상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으로 여기기 쉬운데 계층화나 특별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고 평범한 삶 가운데 예술이 자리잡아 멋지게 살아가는 인생을 가져가도록 돕는 지원자 역할을 하고 싶은데 저 스스로 부족하다 여겨지니 이렇게 계속 채워갈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의 꿈,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으시다면요?

잔잔한 파동처럼 꾸준히 영향력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하구요. 삶의 동기부여가 확장되기를 바라기에 숨이 살아있는 역동적인 캘리그라피로 일상이 풍요로워지고 세상이 아름다워지도록 지원하는 협회를 만들고 싶답니다. 비용과 시간, 인맥에 얽매이지 않고 개개인의 역량과 개성에 맞춰 방향과 길을 비춰주는 등대같은 거처로서말이죠.

작은 소도시에서 캘리그라피라는 특정분야에 제 이름 석자를 놓고 보니 만나게 되는 예술감성과 지성을 가진 리더들도 각자의 틀 안에서 머무는 것이 안타깝더라구요. 그러니 지속가능성 확장성이 확보될 리 없겠죠.

꿈꾸는 개인, 함께 하는 문화 속에서 농익어 순천이 명품도시가 되길 바라거든요. 되도록 각자의 역량이 하나씩 드러내고 자기 일에 더 열심이고 행복한 일상이 이루어지는 워라밸이 가능하도록 즐거운 삶을 영위하는 명품도시, 누구나 살고 싶은 행복도시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답니다. 어린이 어른이 자기실현의 이상이 충족되는 행복토피아, 순천.

글귀를 가지고 노는 일이 제 업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오래갈 사람들과 캘리와 콜라보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캘리의 영역을 구체화할 것이구요. 재미있는, 역동적인, 스토리가 담긴, 선물같은 캘리작업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캘리를 통한 마음나누기 프로젝트!


코로나19로 얻은 것들, 이후의 변화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코로나19로 여러 활동반경이 줄고 제한되었지만 오히려 더 많은 관심과 새로움에 대한 확장의 욕구가 생겼답니다. 캘리그라피 공방의 시공간적인 확장, 위축되는 삶이 아닌 확장으로 사고를 키워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우리 삶이 예전 같을 수 없다고들 하잖아요. 선진사회들이 보였던 개인적 성향. 때로는 삭막해보이던 교류방식이지만 변화되는 사회문화속에 한국적 정서를 남기는 작업 속에 캘리그라피를 접목하고자 고민하게 되었답니다. 제게는 도전이고 희망이고 노력이죠.

순천은 도전이나 변화가 적은 정말 작고 잔잔한 소도시죠. 어떤 이에게는 답답하고 따분할 수도 누구에게는 만족스럽고 편안하기도 한 곳입니다. 적당히 타협하며 누리고 사는 생활 속에 자기위안의 여성들을 봐왔답니다.

그런데 캘리그라피와 수채화를 통한 자기만족의 경험과 제대로 된 시각을 갖도록 격려해주면 자기를 구체화시켜가고 관계 속에서 점차 독립적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걸 봤어요. 단지 글씨체와 그림을 가르쳤을을 뿐이라고 하겠지만 저는 글과 그림을 통한 사유의 힘이 자라나는 수많은 어른이들을 길러내고 곁에서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희열이 있답니다.




힘주어 움직이는 입술과 투명하게 빛나는 눈빛과 시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거처를 제공해주는 그녀는 진정한 셀터로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는 물고기의 뛰어오름이 그려낸 선형의 영롱한 물빛을 선물해주듯, 그녀를 바라보는 우리들에게 물빛캘리가 새로운 변화에 대한 열정 속에 변함없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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