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공익활동가주간]지역에서 사람들과 새로운 운동을 만들고 싶은 활동가, 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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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사람들과 
새로운 운동을 만들고 싶은 활동가, 랄라



안은정이란 이름은 그를 잘 아는 이들에게도 낯설다. 흔히 주변에선 그 이를 ‘랄라’라 부르기 때문이다. 이는 본인 스스로 자신을 ‘랄라’라 소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산인권센터의 활동가들은 모두 그렇게 불리고 그렇게 자신을 소개한다. 쌤통, 라이언 등은 함께 일하는 활동가들이다.


다산인권센터는 수원에 사무실이 있지만, 전국의 굵직굵직한 인권 유린 사태에 언제나 한 걸음에 달려가 그들과 함께 해 온 전통적인 인권운동단체이기도 하다. 물론, 수원을 활동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래서 수원시민단체협의회 등 수원의 여타 시민운동단체들과의 연대활동도 활발하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지역인권운동이란 화두를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역인권운동이란 개념이 워낙 폭넓은 스팩트럼을 가지고 있기에, 정확히 어떤 운동을 의미하는지 아직 명확치 않다. 다만, 현재로서는 전국적 사안만이 아니라, 수원이라는 지역 사안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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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 만난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랄라



인권운동을 한다는 건 5분 대기조로 사는 일


요즘에는 재난 관련한 일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재난 피해자들 인권 관련한 고민과 대책 활동도 하고, 행정이 그 재난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인권을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스템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또 재난과 연결되기도 하지만, 이주노동자 관련 활동과 고민도 많아요. 작년에 아리셀 화재 참사 계기로 이주노동자 산업재해 관련한 방안들도 고민하고 있어요.

이주노동자들의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이주노동자나 동료 그리고 이주노동자를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의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면 좋을 지에 대한 매뉴얼 작업도 하고 있어요. 올해는 동네에서도 활동하고 싶어서, 행궁동 주민자치회 및 새마을문고와 협력해 ‘마을과 인권’이란 강좌도 준비 중에 있어요.

또 ‘경기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소속 단체의 신입 활동가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지난 주부터 시작했는데, 교육 제목이 ‘신공’이에요. 두 가지 의미가 있죠. 먼저, 신입활동가 공동교육이기에 첫 글자를 따서 신공이라 불러요. 그리고 무협 소설을 보면 신공을 연마해 무림 고수가 되잖아요. 신입 활동가들이 이 교육을 통해 시민사회운동의 고수가 돼보자는 그런 의미도 있어요.

올 해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업도 재미있게 추진 중이에요. ‘허밍버드 클럽’이라고, ㅇㅇㅇㅇ재단에 공모 신청했다 떨어진 그거요. 그렇지만 그 클럽을 주도하기로 했던 젊은 동료들과 함께 몰려다니면서 재미있게 얘기도 하고 그래요. 그런 젊은 동료들을 더 많이 만나기 위한 여러 활동들도 준비하고 있고요.

인권운동은 모든 문제에 다 참여하는 거 같아요. 하지만, 인권 침해 또는 피해 사례가 발생했을 때 일상의 것을 내려놓고 그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은 고유한 인권운동 방식이에요. 그래서 인권운동 활동가는 ‘5분 대기조’ 같다고 하신 말씀이 맞는 거 같아요. 지금도 그런 일이 발행하면, 이런 일상의 일들을 내려놓고 그 곳으로 달려가겠죠. 그밖에도 주변에서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인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여겨지면 주변 활동가들이나 단체, 시민들을 조직해 함께 그 문제에 대처하는 것도 우리의 고유한 활동 방식이라 할 수 있어요.



인권 감수성은 '우리의 일상을 인권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을 의미


예를 들면, 제가 마라톤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마라톤 대회에 가끔 출전해요. 올해는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기로 했어요. 근데, 마라톤 참가 기준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가족은 3인부터, 커플은 남녀 커플만 가능 이러니까, 2인 가족인 엄마와 아들, 아빠랑 딸로 된 커플은 신청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그 지역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기자회견도 하고, 저는 마라톤에 참여하면서 현장에서 피켓팅도 하고 그랬어요, 결국 마라톤 주최측으로부터 내년부터는 기준을 변경하겠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죠. 그런 우리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여러 문제들에도 소소하지만 대처하려 하고 있어요.


- 이런 일상에서 인권운동 이슈를 발견해 대응한다는 것은 그만큼 인권 감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까요?

우리 청소년(자녀)들이 그 이야기 들으면, 아마 동의하지 않을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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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효마라톤대회 현장. 등에 '차별없이 평등한 마라톤'이라고 적고 참여했다.



의식과 현실의 괴리에서 ‘마음 약함’은 
현실에 무조건 순응하지 못하는 힘이 되기도 해


저는 대학 때부터 학생운동을 했어요. 대학 때는 그냥 좋아하는 선배들이 운동을 하니까 따라 하게 됐죠. 그런데, 그 선배들이 졸업 후 취직을 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자기 길을 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나도 그렇게 하기에는 좀 찝찝한 거에요. 왜 그랬을까요?


- 마음이 약해서?


네, 마음이 약해서 그런 것 같아요. 당시에 나는 그렇게 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대학 졸업하면서 안산에 있는 공장에 취직해 한 6개월 정도 일했어요. 그 때는 노동운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나도 노동자로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죠. 그렇게 노동운동에 참여하게 됐고, 몇 곳의 노조에서도 활동하면서 다산인권센터를 알게 됐어요. 제가 결혼하고 아이도 출산하고 그러면서 활동할 때, 다산에서 금속노조 교육 자료 만드는 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원 활동으로 결합했어요. 그리고 그 이전에도 수원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과 함께 이러저러한 일들을 했었어요. 그래서 수원시에 사무실이 있는 다산에서 금속노조 교육 교재 만드는 일에 결합하게 된 거죠. 아무튼, 그 일이 끝난 후 자연스럽게 다산 상근 활동가로 결합하게 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노동자로 살겠다는 당시 생각은 좀 치기 어린 거였어요. 노동자로 살아보니, 그게 나하고는 잘 안 맞았거든요. 내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누가 시키는 일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는 걸 그때 알게 됐어요. 

제가 당시에 좀 오만하고 거만했던 거 같아요. 그냥 거기서 노동자들과 함께 살아가면 되는데, 나는 노동운동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있었나 봐요. 그런 인식이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걸 방해한 것 같아요. 그래서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됐죠. 나는 임노동과 잘 맞지 않는다는 걸... 

그렇지만 그때 많이 배웠어요. 그 경험이 지금도 제게는 큰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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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가족, 남녀 커플만 신청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고 진행된 화성효마라톤대회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운동


저는 제가 휴머니스트라 생각해요. 예전에는 어떤 조직이나 활동을 통해 내 활동의 방향이 이렇게 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다산에서 활동하다보니 늘 내가 생각하는 옳은 방향으로만 갈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예를 들면, 자본가들과 항상 적대적일 수 없다는 거죠. 그럼, 내가 가야 할 길은 뭐냐? 내 눈 앞에 있는 이 사람의 삶이 어떤 방식으로 변하느냐에 따라 내 운동의 방향도 정해져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런 과정들을 여러 차례 겪다보니, 내가 하는 운동이 거창하게 세상을 바꿀 수 없을지라도, 내가 지금 만나는 이 사람의 삶의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죠. 그래서 저는 휴머니스트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뭐, 이런 생각도 한 참 전에 한 거지만, 어쨌든 그런 고민들을 많이 했죠.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 중


요즘엔 제가 늙었다는 생각을 해요. 아직 40대 중반이지만, 술에 취했다 깼는데, 벌써 나이가 훌쩍 들어버린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좀 있어요. 그런 고민은 여러 가지 상황에서 나오는데, 예를 들면 어느 순간 평론가처럼 이야기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그게 싫어지는 거에요. 그리고 전에는 하고 싶은 일들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이 잘 안 들어요. 뭐랄까 자꾸 머뭇거리게 되고... 그리고 솔직히 몸도 좀 피곤해요.

사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은 전부터 해오던 일이었어요. 전에는 현장에서 사람들 만나고 활동적인 일들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마음이 약간 무거워졌다고 할까... 전부터 여러 가지 일들로 바쁘게 살아왔는데, 요즘은 육체적으로 더 피곤함을 느끼고, 정신적으로나 감성적으로도 과거같이 썩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 와중에 이태원 참사가 터졌어요. 1년 정도 그 일을 하는데, 또 아리셀 화재 참사가 터졌죠. 이렇게 최근 몇 년간 재난 관련한 활동들을 해오게 됐어요. 재난 참사 현장 대응 일이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안식년 복귀하고 코로나19부터 아리셀 참사까지 연이어진 활동이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던 것 같아요.

이태원 참사 같은 경우도 굉장히 다양한 차원에서 많은 문제들을 던져준다고 생각해요. 이 사건은 단지 유가족들의 슬픔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죠. 한국 사회 재난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20대 청년들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문제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태원의 고유한 문화적 측면으로도 바라볼 필요가 있는 등 다양한 관점으로 이 사건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래야 이 사건에 대해 지역주민들과도 같이 사회적 재난·참사 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20대 청년들의 놀이나 문화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다고 봐요.

이런 다양한 활동들을 상상하긴 했는데, 막상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 과정을 겪으면서 약간은 자괴감 같은 것이 생긴 모양이에요. 그래서 뭔가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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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에서 인권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뭘 해야 될까 라는 고민들을 꽤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광장에 나왔던 젊은 세대들은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이들은 자신들의 일상에서 기댈 데가 있을까? 비록 작은 어깨지만 이들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작지만 지역에서 젊은 세대들이 운동의 주체로 등장할 수 있도록, 지역운동이 세대별로도 환류될 수 있도록 하자는 방향의 전환이 있었어요. 

지역에서 2030 세대들과 함께 ‘허밍 버드 클럽’도 같이 하고, 신입 활동가 공동교육도 그런 차원에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우리의 운동을 그냥 한 때의 경험으로 날려버리지 말자, 낡은 스타일의 운동 방식을 고수하지 말자, 뭐 그런 생각들이 들어서... 지역에선 젊은 활동가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그래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활동가들이 기반을 갖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킹 등을 통해 좀 더 고민의 폭을 넓혀주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사실, 현재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젊은 활동가들은 자기의 이상과는 다른 조직 운영 방식으로 인해 활동을 그만두고 단체를 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단체 안에서 민주적인 관계보다는 위계적 관계가 작동되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이런 문제 인식과 고민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지역사회에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해요.

시민사회운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런 활동에 호감을 갖는 이들이 더 많이 늘어나야 하잖아요. 요즘에는 자기 주장을 할 수 있는 매체들이 다양하게 많아졌어요. 그런데, 우리가 구태의연한 모습을 바꾸지 않으면 젊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없죠. 그래서 우리부터, 우리 지역에서부터 조금 더 민주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봐요. 그런 고민들을 다른 활동가들과 나눠보고 싶어요.

최근 인권이라는 말이 일반화됐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인권이란 말이 평등의 언어가 아니라 힘 있는 자들의 언어가 된 거에요. 지난 정부 대통령도 그렇고, 최근의 국가인권위원회가 그렇고... 우리가 말하는 인권은 저들이 말하는 인권과는 확실히 달라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인권에 대해서도 우리가 재정립하기 위한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일상을 영위하는 지역에서부터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싶어요.


- 지금 하고 있는 일만도 많은데, 새롭게 뭔가를 한다는 게 가능할까?


안 가능하겠죠? 좀 쉬어야겠죠. 제가 좋아하는 건 여행과 달리기에요. 그런 걸로 저를 좀 새롭게 하는 편이죠. 지금은 이런 고민들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은 편이에요. 공부를 해볼까 싶기도 하고... 체계적인 공부도 좋고, 구체적으로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글 교육을 하기 위한 자격증을 따볼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앞으로 이주노동자 관련 활동을 좀 더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에요.



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들어진 지 20년이 넘었어요. 오래 전 인권위원회가 각 지역에 인권 조례를 권고하면서 지역별로 인권센터가 만들어지고 인권 담당관이 생기는 등의 변화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 인권 상황이 질적으로 발전했다고 보긴 힘들지 않을까요? 그런 걸 보면서 개인적으로 제도화된 인권은 한계 지점에 봉착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도가 만들어 진 후 인권교육을 통해 인권과 차별의 구분을 이야기해요. 하지만, 인권을 이야기할 때는 연대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니 개인적으로 인권의식이 높아진 것은 발전한 측면이라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인권 감수성이 높아졌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행정의 정책에 있어서도, 인권은 인권센터나 담당 부서가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요. 자신들의 일상 업무를 인권과 연관시키려는 노력은 약하단 말이죠. 그런 점에서 인권 정책과 담당 부서가 생기는 것과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는 것과는 다른 것 같아요. 일상에서 인권 이야기를 하면 자신들과 상관없는 이야기로 치부하는 등의 일이 행정에서나 일상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나잖아요.

인권은 어떤 특정 영역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모든 것이 인권과 긴밀히 연관돼 있어요. 그런 점에서 인권 주류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에요.



인권이란 약자의 편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인권이란 내가 나로서 온전히 살아간다는 것이잖아요. 인권을 제일 쉽게 설명하는 것이 바로 그거 아닐까요? 자기가 나로서 살아가고 스스로 선택하고. 그런 모두의 인권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보장할 것인가 하는 것이 인권운동의 목표고요. 그런데 최근에 인권을 이야기할 때, 그 말들이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좀 더 시민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말이나 표현 등에서부터...

제가 경기도 비상임 인권보호관 역할도 해요. 인권 침해 사건을 심의하는 역할이죠. 심의 후에는 결정문을 써요. 이 결정문에는 헌법 몇 조, 국제 권리협약 몇 조에 위배 된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가요. 공식 문건이라 어쩔 수 없다고 볼 수도 있는데, 말들이 너무 어렵고 구체적이지도 않아요. 무엇보다도 그런 조항들이 마치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잣대가 되는 것 같아 불편해요.

인권에서 중요한 게 누구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느냐 하는 거에요. 인권은 차별받는 당사자, 사회적 약자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되어야 하죠. 그런데, 인권운동이 무슨 학술적 움직임도 아닌데, 당사자들이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봐요.

차별금지법에서 쟁점이 되는 게, 성소수자에 대한 부분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우리는 성소수자에 대한 찬반으로 논쟁이 진행돼요. 이주노동자 문제도 마찬가지에요. 노동자의 권리를 이야기하면 되는데,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논쟁이 돼요. 그게 아니라, 우리는 차별받는 사람들의 권리를 이야기 하는 거에요.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형편이나 처지 등과 상관없이 사람으로서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람도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거죠.



나를 위로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나만의 방'을 만들었으면


다른 활동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요? 내가 뭘 해야 재밌을까 하는 아이디어 좀 주세요. (웃음) 이걸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넓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거는 자신만의 방을 만들면 좋겠다는 거에요. 저에게는 그게 달리기인 것 같아요. 달리다보면 뛰는 나로서만 존재하는 그런 무(無)의 순간이 생겨요. 저는 거기서 위로를 받아요. 내가 힘들 때 나를 위로할 수 있는 나만의 방,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말 날 위로할 수 있는 뭔가가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모두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글쓴이 : 이호 (성공회대 겸임교수)
풀뿌리운동을 오랜 동안 해왔고, 관련된 주민참여 정책 수립 지원 및 현장 지원활동 등을 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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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공익활동가주간의 <활동가인터뷰 프로젝트>는 다양한 지역과 분야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일과 삶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로 기록하는 활동을 지원합니다. 2025년에는 특별히 <광장을 만드는 활동가>를 기획인터뷰로 진행했으며, 공모를 통한 활동가 인터뷰 프로젝트도 더불어 운영했습니다.  활동가 인터뷰 프로젝트는 <아름다운재단>과 <지리산이음>이 함께 기획/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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